그리스에 더 강력한 긴축을 요구하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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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그레이엄 터너가 왜 그리스 채권자들이 보통 사람들의 희생은 상관 않고 돈이나 갚으라고 재촉하는지 설명한다.
그리스 경제가 지금 더 깊은 불황에 빠져들고 있다. 그리스의 재정 적자도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서방 열강이 그리스한테 무조건 채무를 이행하라고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럽 연합, 국제통화기금, 유럽중앙은행은 최근에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일부로 80억 유로를 그리스에 빌려 주는 문제를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그러나 이 액수는 그리스의 올해 재정 적자가 GDP의 8.5퍼센트 수준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측에 기초한 것이다. 그리스은행[중앙은행]은 재정 적자가 사실은 13퍼센트 정도까지 치닫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이제는 CIA마저도 우려하고 있다. CIA는 “위기를 맞은 그리스에서는 계속되는 거리 시위가 폭력 사태와 반란으로 치닫을 수 있고 … 그리스 정부가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며 우려한다.
세무 공무원들이 파업 중이다. 중소사업자들이 부가가치세 인상에 반대해 그것을 가격에서 빼버렸다.
그리스 경제는 올 초부터 급격히 악화했다. 이런 경제 악화로 적자 규모가 훨씬 커질 것이다.
그리스는 파산했다. 돈이 썰물처럼 그리스를 빠져나가고 있다. 겨우 2년 새 은행 예금의 20퍼센트 이상이 스위스와 독일로 빠져나갔다. 그리스 은행들이 망하면 국경을 넘는 금융거래에 대한 통제가 실제로 시행될 수도 있다.
한편 그리스의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의 총 부채액은 그리스 GDP의 1백47퍼센트 수준이다. 이에 견줘 영국의 정부 부채는 82퍼센트 수준이다. GDP 대비 그리스의 정부 부채 비율은 올해 말까지 1백69퍼센트를 찍을 태세다. 내년에는 아마도 1백94퍼센트로 상승할 것이다.
디폴트
이것이야말로 서방이 그리스한테 빚을 갚으라고 채근하는 이유다. 그리스 긴축의 진정한 동기는 프랑스, 독일, 벨기에, 스페인, 이탈리아 은행들을 지키려는 것이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프랑스, 독일, 벨기에 세 나라의 많은 은행이 파산할 것이다.
이것은 결국 투자자들을 겁먹게 만들어서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더 많은 돈을 빼내게 만들 수 있다. 그리 되면 스페인과 이탈리아 두 나라의 은행들도 대단히 취약해질 것이다.
유럽의 통치자들은 이것이 결국 유로존 붕괴로 이어질까 봐 몹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지 않더라도 많은 문제가 남는다. 유로존에 매여 있는 한 그리스는 독일 공업력의 상대가 못 된다.
따라서 현재의 협상이 ‘질서 있는’ 디폴트와 실질적인 부채 탕감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도 그리스의 불황은 계속될 것이고 실업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디폴트는 아마도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뜻할 것이다. 유로존 정부 관리들한테 이것은 퇴보로 비칠 것이며 많은 은행들한테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스 사람들에게 경제에 대한 통제권을 일부 돌려주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리스는 현재 브뤼셀, 프랑크푸르트, 워싱턴의 관리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하면 시장이 스페인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몇 달 내에 유럽 전체에서 심각한 정치적 격변이 벌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