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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한예종 학생들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최근 다섯 달 새 무려 4명의 한예종 학생들이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취업 시험에 떨어지거나 부모와의 갈등이 주된 원인이라고 했다. 우리 언니가 미대생이라 그런지 이 기사를 보자마자 정말 가슴이 아팠다.

최근에 우리 가족이 외식을 갔을 때였다. 엄마가 갑자기 언니의 남자친구 얘기를 꺼내더니, 돈도 많이 못 벌고 대학도 안 나와서 어떡하냐는 말을 했다.

그러자 언니가 결혼은 자신을 후원해 줄 수 있는 사람과 할 것이라며 걱정 말라고 했다. 간혹 인터넷에서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여자들을 보며 정말 싫다고 생각했는데(이해를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언니가 이런 말을 하니 충격이었다.

하지만 집에 왔을 때 언니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언니 방 침대 위에는 책이 한 권 있었는데 바로 《예술가로 살아남기》라는 책이었다.

그렇다.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살아남기’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 문득 올해 초에 돈이 없어 몸이 아픈데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작고한 고 최고은 작가가 생각났다.

이 자본주의 사회에선 소수를 제외하고는 예술가가 순전히 예술 하나만을 가지고는 절대 살아갈 수가 없다. 예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살아남기’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먹고살기 각박한 사회다. 경제 위기로 인한 물가상승, 계속되는 취업난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이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한예종 학생들의 죽음을 다룬 기사를 보면서 그리고 앞으로 예술가가 될 우리 언니를 보면서 자본주의에 대항해서 항상 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술을 하는 사람이 예술 그 하나만으로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그런 세상을 위해 싸울 것이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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