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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학생 국정원 신고 논란:
진보적 활동에 재갈 물리려는 마녀사냥 중단하라

인하대학교 총학생회와 오선희 씨를 비롯한 다함께 회원들은 9.29 전국대학생총회를 적극 조직했다. 그런데 등록금 인상과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한 이런 정당한 활동을 두고, 인하대의 한 익명의 학생이 '빨갱이'라며 국정원에 신고했다고 한다. 그는 비겁하게도 자신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은 채 신고 사실을 인하대 학생들이 보는 익명게시판에 올리며 오선희 씨를 마녀사냥했다.

이런 부당한 마녀사냥에 반대하며 오선희 씨가 쓴 글을 게재한다. 이 글은 신고한 학생의 조야하고 비이성적인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소외와 차별, 억압과 착취에 대한 저항 호소가 뭐가 문제인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학우를 국정원에 신고한 ‘ㅇㅇ’는 공개사과하라

이번 9.29 전국 대학생총회가 ‘반정부 시위’라는 이유로 마뜩잖아 하는 학우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저와 총학생회를 국정원에 신고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진리를 탐구한다는 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는 학우에게 국가 탄압을 요청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입니까?

“등록금투쟁은 지지하지만 반정부투쟁은 반대한다. 총학생회는 정치적이면 안 된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국정원에 신고’라는 매우 정치적인 행위를 했습니다. 이는 헌법에 보장된 정치 사상의 자유를 짓밟는 것입니다. 자신과 정치적인 궤를 달리하는 사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입니다. 우리에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이 소수 정치인들에 의해 결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 결정자들을 비판하는 시위를 하고 목소리를 내는 정치적인 것은 꼭 필요한 일입니다.

저는 등록금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 대학생총회에 함께 가자고 호소했습니다. 비정규직 철폐와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자 투쟁에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의를 바라는 대학생으로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사회를 위해 함께할 것을 호소하는 게 문제입니까? 사회 곳곳의 소외와 차별, 억압과 착취에 맞서 싸우는 게 왜 문제입니까? 힘 없고 억압받는 사람들끼리 연대하는 게 뭐가 문제입니까?

저와 총학생회를 국정원에 신고한 학생들은 ‘운동권=빨갱이=간첩’이라는 우익들의 왜곡된 논리를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는 진보적인 운동을 억누르려는 자신들의 본심을 감추려는 시도입니다. 우익들은 북한의 위협에 맞서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국가보안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핑계일 뿐입니다. 국가보안법은 이승만 정권 이래로 정치적·시민권 권리를 억압하는 데 쓰여왔습니다. 이명박 정부도 불만과 저항을 억누르고 비판의 목소리를 탄압하기 위해 친북이든 반북이든 진보진영을 겨냥한 마녀사냥을 해왔습니다.

저는 북한 독재정권에 반대합니다. 북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억압받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나’ 하는 것은 토론 할 문제이지 처벌할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한국이 아직 온전한 자유민주주의가 아니고, 권위주의적인 정치 요소가 남아있음을 보여줍니다. 권위주의 시대의 낡은 유물인 국가보안법은 폐지돼야 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자신과 다른 정치적 의견을 억누르려는 시도는 다수 학생들에게 외면 받을 파렴치한 짓입니다.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 노력하지는 못할망정 학우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국정원에 신고한 ‘ㅇㅇ’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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