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경희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이 출범했다. 경희대 청소 노동자 1백30여 명 중 80명이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에 가입해 노조를 결성했다.
노조 출범식은 수많은 연대 단체의 축복 속에 치러진 지지와 연대의 장이었다. 경희대 학생들과 직원 노동조합, 경희의료원 노동조합을 비롯해 타 대학 청소 노동자들, 지역 단체와 진보정당 등이 참가했다.
경희대 청소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 9시간 노동에 격주 토요일 근무를 하는데도 월급은 87만 원에 불과하다. 이는 법정 최저임금(90만 2천8백8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1년마다 진행하는 재계약으로 항상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일하는 중에 부상당하면 산재보험도 적용받지 못하고 해고당하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이 일하고 있는 층을 벗어나 다른 층에 가는 것조차 금지돼, 노동자들은 눈치가 보여 정해진 휴식시간에도 다른 건물에 갈 수도 없고 은행에 갈 수도 없다고 한다.
백영란 경희대분회장은 “노조는 그동안 일하면서 무시당해 속상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따질 것”이라며 “이제는 한 개인이 아닌 모두 같은 노조로 동행하자”고 말했다.
또 “용역회사가 아닌 경희대가 미화원들을 직접 채용한다면 학생들의 등록금을 올리지 않아도 우리에게 최저임금이 아닌 생활임금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직접 고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연대사에서 이영숙 고려대분회장은 “우린 8년 동안 험난한 산을 몇 고비 넘겼다”며 “여러분들도 이 산을 잘 넘고 얻고자 하는 걸 쟁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희대 청소 노동자들은 “이제부터 우리는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당당한 노동자임을 선포”했다. 그리고 “저임금과 고용불안의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조합원이 하나로 뭉쳐서 싸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