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마포 경찰서 사이버수사대는 내게 전화를 걸어 “제주 해적기지”발언에 관한 수사를 시작한다며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덧붙여 담당 형사는 “요즘 진보당 사태도 있고 해서”라며 이번 수사가 통합진보당을 고리로 한 마녀사냥의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는 것임을 짐작케 했다.
경찰의 조사가 시작됐지만 나는 여전히 “제주 해적기지”라는 표현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군 당국은 구럼비 폭파를 강행하며 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를 막으려는 강정 주민들과 활동가들에게 온갖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등 철저히 반대 운동 진영을 짓밟고 있다.
그래서 강정 주민들은 지금 강정이 ‘제2의 5·18 광주’가 되고 있다며 눈물로 지지와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제국주의 야욕을 위해 주민들을 짓밟고 있는 해군 당국은 나를 고소할 자격이 없다.
뿐만 아니라 국가 기관이 비판의 성역일 수는 없다. 해군 당국과 정부가 벌이고 있는 야만적 행동을 ‘해적’에 빗대어 비판한 것이 고소감이라면 어느 누가 제대로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는가. 따라서 이번 싸움은 표현의 자유를 위한 투쟁이기도 하다.
최근 이명박 정부는 강정마을회 후원 계좌 수사를 벌이는 등 계속해서 이 운동을 탄압하고 있다. 나에 대한 조사 역시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에 대한 탄압의 일환이자 공안정국 조성 시도 차원에서 벌어지는 것일 것이다.
따라서 나는 진보진영과 함께 법적 대응은 물론이고 적극적인 항의 운동을 벌이며 이번 수사에 대응해 갈 것이다. 부디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고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이번 투쟁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 주기를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