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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4일 현대차 비정규직 6시간 부분파업:
사측의 “쓰레기 안”Ⅱ에 맞서 투쟁하다

불법파견 특별교섭으로 시간을 질질 끌던 현대차 사측은 어제(12월 13일) 다시 한 번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우롱하는 안을 내놨다. 불법파견 인정은 쏙 빼놓은 채로 신규채용 인원을 500명 늘리겠다는 것이다. 6시간 부분파업을 하루 앞두고 기만적인 안을 내놓은 사측에 분노한 노동자들은 12월 14일 격렬하게 투쟁했다.

사측은 단단히 준비하고 폭력과 납치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투쟁을 막지 못했다.

사측의 폭력은 원·하청 연대를 막지 못했다. 현대차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생산 라인이 정지되어 있다. ⓒ제공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울산 1공장은 세시간 동안 의장 라인 2개가 멈췄다. 관리자들이 대규모로 나와 저지하려 했지만 원·하청 연대를 막지 못했다.

비정규직지회 1공장 장종남 대표는 “사측이 만반의 준비를 한 것 같다. 우리가 대체인력 저지를 하려 하자 관리자들 수백 명이 달라 붙었다. 아예 사측은 4·5공장 관리자까지 동원해 1공장에만 관리자가 5백여 명이 모인 것 같다. 이번에도 정규직 대의원들이 정말이지 열심히 투쟁을 지지 엄호해 줬다. 이런 원·하청 연대투쟁으로 11·12라인이 세시간 동안 멈출 수 있었고 우리도 끝까지 싸울 수 있었다.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하고 싶다. 오늘 사측이 신규채용을 강행한다는 공고문을 부착했다. 아마도 사측은 신규채용으로 우리를 갈라치기 하려는 듯한데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단호히 맞서 싸울 것이다”며 결의를 밝혔다.

울산 2공장 비정규직지회 김성봉 대의원은 “라인 순회를 하는데 관리자들이 몰려와 나를 에워 싸더니 회사버스에 감금했다. 항의하면서 버스 밖으로 나오는데 비정규직지회 김응효 조직부장도 감금하려 하더라. 함께 저항하며 빠져 나왔다. 통합사업부 소속 동지들과 함께 2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공장 안에 모여있던 2공장 지회 조합원들과 함께 라인을 돌며 대체인력을 빼내려 하니 관리자들이 막았고 22라인이 가다서다 하면서 약 40분간 라인이 멈췄던 것 같다. 관리자들 규모가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알바’생들도 엄청나게 투입했더라. 그러나 우리 2백20여 명의 조합원들은 단호하게 맞섰다. 어제 사측이 내놓은 안이 우리를 더 열 받게 했다. 조합원들 대다수가 ‘장난치는 거지. 다음부터는 더 강하게 하자’며 분노가 컸다. 한편 정규직 지부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좀더 적극적으로 우리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3공장 비정규직지회 김세운 조합원은 “비정규직 담당 정규직 대의원과 일부 정규직 대의원들이 직영 대체 투입을 막았고 우리를 지원해줬다. 관리자들이 우리 조합원들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니 정규직 대의원들이 열 받아하며 고함치고 함께 싸웠다. 조합원들이 교섭 결과를 듣고 많이 격앙돼 있다. 그래서 ‘오늘 뭐 죽자’라는 조합원들도 있었고 화약고에 불이 붙으면 곧 터질 것 같은 상황이었다. 다행히 큰 불상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3공장에서도 라인은 제대로 돌지 않았고 약 1시간은 중단됐다.

4공장 정동석 정규직 활동가는 “관리자 3백여 명이 대체인력 저지 투쟁을 가로 막았다. 사측은 사진 채증, 납치, 폭행 등 갖은 수단을 이용해 탄압했다. 사측 관리자들은 대치 과정에서 이웅화 4·5공장 비정규직지회 대표 등을 납치했다. 또 사측 관리자들은 폭력도 행사했다. 관리자 대여섯 명이 달려 들어 비정규직 조합원 한 명을 폭행해 병원에 실려 갔다. 이 같은 폭력이 4공장 곳곳에서 벌어졌다. 한 정규직 조합원은 ‘신성한 공장에 웬 관리자가 이렇게 많냐! 빨리 나가라!’고 호통을 쳤다. 사측은 폭력과 갖은 방법을 동원해 투쟁을 저지하려 애썼다. 더 강력한 비정규직·정규직 연대로 사측의 탄압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용역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공격한 현대차 사측 ⓒ제공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사측 관리자와 용역의 폭력으로 부상 입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제공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사측은 엔진사업부 박용희 대의원도 납치해 감금했는데 박순보 대의원은 “납치 소식을 듣고 분노한 조합원 40여 명이 대의원이 감금된 버스로 달려가 대의원을 구출했다. 그리고 엔진변속기3부 공장으로 달려갔지만 역시나 사측 관리자 2백여 명이 공장 입구를 봉쇄했다. 조합원 40여 명이 밀어붙였고 결국 공장 안에 들어가 대체인력 투입을 확인하며 라인을 순회했다. 지난 경고파업 때 호되게 당한 사측이 이번에도 뚫릴까 겁났는지 아예 가공라인의 비조합원들을 조립라인에 투입했다. 결국 가공라인이 4시간 전면 중단됐다. 적은 인원이지만 훨씬 많은 관리자들을 뚫었다. 여기서는 아쉽게도 정규직 대의원이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정규직 대의원이 ‘자기 관할 사업부에서 빠져라’라고 말했다. 다행히 우리와 함께 했던 정규직 조합원 한 명이 그 대의원을 향해 ‘사람이 다쳤는데 무슨 소리 하는 건가’하며 항의했다. 대의원도 아닌 평조합원임에도 그렇게 해 주니 힘이 났다. 우리가 싸우고 현장에 들어가면 ‘힘들재, 고생했다’며 격려라도 해 주는 정규직 조합원들이 있어 그나마 우리가 힘내고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엔진변속기 투쟁에 함께한 정규직 김성수 조합원은 “어떻게든 뭔가 해 보자며 출근하자마자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달려갔지만 관리자들의 폭력으로 벌써 몇 명의 조합원들이 다쳤다는 말을 들었다. 관리자들이 떼거지로 몰려 있더라. 힘이라도 될까 싶어 같이 구호도 외치고 함께 했지만 답답했다. 함께 있어야 할 정규직 대의원들이 보이지 않았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동생들의 투쟁을 내 투쟁으로 여기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전했다.

이번에도 울산만이 아니라 전주에서도 파업이 조직됐다. 그리고 전주공장 투쟁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중·대형 트럭라인이 3시간 이상 멈췄다. 전주지회 남상섭 조합원은 “전주지회 조합원이 3백5십여 명인데 오늘 3백2십여 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동참했다. 개인 사정 있는 사람 빼고 다 모였으니 대단하다. 정규직 대의원들과 현장위원들까지 함께 나섰다. 전주는 트럭이 주력인데 중형·대형 트럭 라인을 아예 세운 거다. 심지어 울산에서도 관리자들이 왔는데 원·하청 단결 투쟁으로 관리자 5백여 명을 아예 공장 밖으로 몰아냈다”고 전했다.

오늘 투쟁에서 사측의 악랄한 탄압으로 무려 30여 명의 비정규직지회 동지가 부상을 당했다. 몇몇 동지들은 다행히 치료 후 귀가했지만 적지 않은 조합원들은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사측은 명촌 주차장 중문에서 투쟁하던 울산비정규직지회 해고자를 폭행했다.

게다가 투쟁을 지원하려고 달려온 김소연 대선 후보가 비정규직지회 부상자들을 만나려고 회사 안에 들어갈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김소연 후보에게도 폭력을 휘둘렀다. 대선 후보조차 폭행하는 정몽구 일당은 법이라고는 안중에도 없는 불법 폭력집단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준 것이다.

오늘 사측은 아예 작정을 하고 달려 들었다. 어제 기만적인 안을 내놓고 그것을 밀어붙이려고 투지를 꺾어 버리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히려 사측안에 분노해 적극적으로 투쟁했다.

끝나자 마자 사측은 신규채용 공고문을 공장 곳곳에 게시했다.

투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 들고 있다. 사회적 여론에 밀려 시간끌기 하던 사측이 공세를 시작한 것이다.

이런 사측의 공세에 맞불을 놔야 한다. 11월 29일과 12월 5일, 오늘 투쟁은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이 가능하고 또 정규직의 연대가 결합될 때 실질적인 파괴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보여 줬다. 이 가능성을 확대해 다음 주에는 투쟁 수위를 더 높여 싸워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일부 실리파 ‘현장조직’들이 “현실적이지 않은 담론인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화 요구 등의 6대 요구안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투쟁의 김을 빼고, 소속 대의원들이 투쟁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에 휘둘려 알맹이 없는 주간연속2교대제 실무협의”(현장혁신연대) 운운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열시키는 잘못된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투쟁이 승리한다면 내년 주간연속2교대제를 둘러싼 투쟁에서도 현대차 노동자들은 유리한 고지에서 정몽구에 맞설 수 있을 것이다.

사측의 폭력과 탄압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굳건한 투쟁으로 기만적인 안을 거부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줬다. 이런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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