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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호일 외대 노조 지부장과 故 이기연 수석부지부장의 죽음을 애도하며:
학교 당국의 야만적 탄압이 부른 비극

12월 25일 이호일 외대 노조 지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바로 다음 날에는 빈소를 지키던 이기연 수석부지부장이 스트레스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학교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노조활동가로 살아온 두 동지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이호일 외대 노조 지부장은 그간 파업과 해고 상황에서 겪은 고통으로 힘들어 했고 복직 이후에도 이어진 학교 당국의 노조 탄압으로 괴로워해 왔다고 한다. 해고 기간 동안 지게 된 빚 때문에 복직 뒤에도 생활고에 시달려야만 했고 결국 죽음을 선택했다.

파업 당시 노조 조직국장으로 활동해 왔던 이기연 수석지부장은 이호일 지부장의 갑작스러운 자살에 대한 충격으로 심근경색을 일으켜 돌연사했다. 두 동지는 한 달 전 함께 노조지도부에 다시 출마해 연임했고 노조 활동에 헌신해 왔다. 두 명의 열의있는 활동가를 한꺼번에 잃은 것이다.

박철 총장 집권 7년, 노동자들에 대한 야만적인 공격

박철 총장은 2006년에 취임하자마자 학생과 노동자들을 공격했다. 그는 학생들에게는 11.4퍼센트라는 사상 초유의 등록금 두 자리 수 인상을 강요하더니, 일부 노동자들에게는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파기하는 등 공격을 가했다. 학교를 위해 헌신해 온 비정규직 노동자 5인을 일방적으로 해고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외대 노조는 2백 일이 넘게 파업을 벌였다.

박철 총장은 파업을 이유로 노동자 8명을 부당하게 해고했다. 3년여의 소송 끝에 승소해 복직했지만, 학교 당국은 복직한 노동자들을 대천수련원으로 발령 내고, 신규 노동자들의 초봉은 1천만 원 가까이 삭감하는 등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학교 측은 노동자들의 임금이 인상되면 학생들의 교육여건이 악화된다며 노동자와 학생들을 이간질하려 했다. 그러나 정작 임금은 삭감되었지만 교육여건은 나아진 것이 없다.

심지어 학교 당국은 노조 파괴 행위로 유명한 창조컨설팅을 노조 파업 때부터 고용해 왔고, 얼마 전 노무법인 인가가 취소되기 직전까지 계약을 맺어 왔다. 불법 노조 파괴 행위로 노무사 자격증이 박탈된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는 외대 법대 겸임교수로 있었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외대 관계자’라고 밝힌 사람은 “최근 학교와 노조 사이에 쟁점이 될 만한 사안이 없는 만큼 학교 측과의 충돌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파업 이후 학교와의 큰 충돌이 없었던 이유는 학교 당국이 노조가 다시는 학교에 맞설 수 없도록 철저히 짓밟았기 때문이다. 노조활동가들은 학교 당국의 탄압과 해고에 대한 분노와 고통 때문에 여전히 괴로워하고 있다.

좌절과 절망을 딛고 일어서자!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말이 외대에서도 현실이 됐다. 해고는 그 자체로 노동자들에게 크나큰 정신적 고통을 안겨 줬고 오랫동안 후유증을 앓게 만들었다. 급작스럽게 일자리를 잃게 돼 생활고에 시달리게 했고 해고 기간 동안 진 빚 때문에 쉽게 벗어나지도 못하는 굴레가 됐다.

박근혜 당선 이후 하루가 멀다하고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 우파정권 5년간 고통받았던 노동자들은 강경우파인 박근혜의 당선으로 실의에 빠졌다. 한진중공업에서 정리해고 됐다가 복직한 후 다시 무기한 휴업 상태로 내몰린 노동자, 현대중공업 노동자,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활동가 등 당선 1주일 만에 5명의 노동자와 활동가가 목숨을 잃었다.

외대노조는 이호일 외대노조지부의 명예를 훼손(그의 죽음이 노조탄압과 무관한 개인적인 문제라며)하지 말 것, 명예퇴직 보장과 자녀 학자금 지원 등을 학교 측에 요구하고 있다. 학교는 노조의 요구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

진보를 염원하는 노동자와 학생들은 박근혜 당선에 대한 실망을 딛고 어떻게 저항할지를 모색하며 투쟁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5명의 노동자와 청년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열망하며 목숨을 잃었던 수많은 노동자들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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