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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비정규직 노동자:
연세대에 이은 통쾌한 승리

얼마 전 연세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호한 본관 점거 투쟁으로 악질 용역업체 두 곳을 퇴출 하겠다는 학교 당국의 약속을 받아냈다. 이화여대 노동자들도 연세대의 승리를 이어 악질 용역업체 소장을 쫓아냈다.

이화여대에도 민주노조를 탄압하고 친사측 노조를 만드는 것을 뒤에서 도와 준 동서기연이라는 용역업체가 있다. 이화여대에서만 38년 동안 용역업체를 해 오고 있을 정도로 학교와 매우 긴밀히 유착한 업체다.

동서기연은 현장에서 친사측 노조 조합원에겐 편의를 봐 주고 민주노조 조합원은 차별 대우하면서 노동자들을 상시적으로 이간질해 왔다. 심지어 민주노조 조합원을 폭행한 친사측 노조 조합원을 비호하는 등 노골적으로 친사측 노조의 편을 들어왔다.

최근엔 청소 노동자들에게 작업복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서 노동자들이 항의의 표시로 꽃무늬 바지를 입고 일을 하기도 했다. 동서기연이 노동자들에게 이런 식으로 불량 물품을 주는 일이 잦아서 한 노동자는 “동서기연이 돈을 떼 먹는다. 착복 여부를 확인하려고 급여대장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는데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탄압과 비리를 실행해 온 것은 바로 용역업체의 소장이었다.

노동자들은 이화여대 학생들에게 악질 용역업체 퇴출을 위한 서명을 받았고, 수천 명의 학생들이 이에 동참했다. 또, 학생과 노동자가 함께 학교에 항의방문을 해 동서기연과 재계약을 중단하라는 압력을 넣었다. 학교는 동서기연의 부당노동행위가 전혀 몰랐던 일인 양 기다려 보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마침내 12월 21일, 노동자들은 학교 본관으로 들어가 연좌를 하고 항의 집회를 했다. 집회 후 더 강한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학교 정문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하려 했다.

그러자 학교 관계자가 급히 나와서 12월 26일까지 꼭 답을 주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마침내 학교가 답을 주기로 한 당일, 학교는 ‘부당노동행위 실제 행위자인 현장 소장’ 퇴출을 약속한 합의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 청소 노동자들은 홍익대 점거 파업을 기점으로 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승승장구해 왔다.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려고 지난해 대학 당국들과 용억업체들은 친사측 복수노조를 만들어 노동자들을 이간질시키려 했다. 그러나 연세대와 이화여대의 승리 소식은 이런 비열한 시도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공공노조 서경지부 이화여대분회는 용역업체와 학교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차 노동자들과 급식 노동자들이 새롭게 가입하는 등 성장했다. 한 청소 노동자는 “우리는 노동자들도 새로 가입하고 커지고 있다”며 민주노조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성과는 이런 자신감 속에서 가능했다.

최근 같은 서경지부 소속인 연세대 노동자들이 단호한 행동을 통해 통쾌한 승리를 거둔 것이 다른 대학 노동자들의 사기를 높이고 학교 당국들을 압박했을 것이다. 또, 박근혜 당선과 경제 위기 고통전가 때문에 노동자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에서, 학생들의 엄청난 지지와 연대가 있는 청소 노동자 투쟁을 함부로 자극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이다.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투쟁 승리 소식은 박근혜 당선에 실망한 사람들에게 희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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