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추진한 총리를 쫓아 낸 불가리아 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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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0일 불가리아에서 전기요금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됐다. 1월에 고지된 전기요금이 지난해 1월에 견줘 갑절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고지서를 불태우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다. 1997년 이래 최대 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열흘 만에 총리 보이코 보리소프는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불가리아는 유로존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평균 월급이 4백 유로(약 57만 원)밖에 안 되지만 전기요금은 유럽연합 평균보다 높다(구매력 기준).
그러나 역설이게도 불가리아는 발칸 반도 지역 최대 전력 수출국이다.
불가리아는 2000년부터 국영 전력 기업을 분할·매각하며 민영화를 시작했고, 2007년부터는 전력과 가스 시장을 민간 기업에 전면 개방했다.
불가리아에서 전력 배급은 외국 기업 세 곳이 독점하고 있었고, 이 기업들의 수익율이 2백~2백50퍼센트에 이른다는 얘기도 있다. 이번 시위의 압력에 밀려 불가리아 정부는 전력 배급 업체 한 곳과 계약을 파기했다.
한편, 2월 16일 스페인 16개 도시에서는 병원 민영화 시도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지방정부들은 공공부채를 줄이려면 병원을 민영화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시위 참가자들이 옳게 주장했듯이 “의료는 상품이 아니”고, 병원 민영화는 “공공 서비스를 강탈해 사기업들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넘겨주는 것”이다.
불가리아와 스페인에서 우리는 민영화에 맞선 저항의 가능성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