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차별 없는 학교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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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123주년 메이데이, 학내 인권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인하대 로스쿨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단 ‘등대지기’ 분들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다녀왔다.
학생들은 ‘차별이란 같은 것을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라고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차별이 일어나는 구체적인 경우를 두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우리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는 사뭇 놀라웠다.
학생들은 같은 회사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 A가 B보다 돈을 적게 받는 것은 당연히 차별이라고 했다. 그런데 B와 똑같은 일을 하는 A가 그 회사에 직접고용되지 않고 파견돼 일한다는 이유로 월급을 적게 받는 경우는 ‘능력 탓’이지 차별이 아니라고 했다.
“능력이 없으면 돈을 덜 받는 게 당연해요. 누군가가 월급을 덜 받는 것은 능력 때문이에요.”
이런 생각의 뿌리는 어디일까? ‘고용 방식이 다르면 동일한 일을 해도 차별받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우리 학생들이 살고 있는 사회 현실을 반영한 것이리라.
문득 영어회화전문강사 선생님들이 떠올랐다. 고용 방식이 달라서 차별받고 있는 비정규직 교사들.
정규직 교사는 임용시험을 통해 고용된 교육 공무원이지만, 영어회화전문강사는 다른 방식으로 고용된 학교 회계직 직원이다. 신분상으로는 그렇다.
그런데 정규직 교사도 영어회화전문강사도 모두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사 노동자다. 학교에서 하는 구실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
상시적으로 지속되는 일에 비정규직을 파견해서 일을 시킨 현대차는 ‘불법’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비슷한 일이 버젓이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다. 교과서는 차별이 나쁜 것이라고 가르치는데, 학교에서 공공연하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이 일어나는 것이다.
‘차별 없는 학교’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 주는 참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정규직인 전교조 교사들이 비정규직 교사들의 투쟁에 연대해야 한다. 비정규직 교사인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의 정규직화 투쟁에 연대하는 일도 예외일 수 없다.
몇 년 전 같은 학교에서 일했던 영어과 정규직 교사 한 분이 내게 이런 댓글을 남겼다.
“맞아요. 영전강 샘들. 무기계약 동의합니다~~”
이 분처럼 전교조 조합원은 아니지만 비정규직 차별에 반대하는 정규직 선생님들이 있다. 우리 전교조가 이런 목소리를 담아내 비정규직 교사와 정규직 교사의 아름다운 연대를 만들어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