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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비정규직: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손 맞잡고 나갈 것입니다”

케이블 방송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5월 15일 대한문에 모여 투쟁을 결의했다. 올해 임단투를 앞두고 임금 인상 등 노동조건 개선과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해 나선 것이다.

정규직·비정규직의 ‘아름다운 연대’를 보여주는 케이블 노동자들 5월 15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2013임단투 승리와 케이블방송노동자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씨앤앰,케비, 케비T 합동 촛불문화제’에서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5월 15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2013임단투 승리와 케이블방송노동자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촛불문화제’ 에서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화 과정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정규직 노조가 발벗고 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함께 투쟁을 준비해 왔다. 정규직·비정규직의 ‘아름다운 연대’를 보여 준 것이다. 15일 집회에서도 노조는 ‘공동 투쟁, 공동 타결’을 강조했다.

케이블 자본은 노동자들을 고용형태, 업무실적, 원하청 구조로 갈라 놓고, 무한 경쟁으로 내몰아 왔다. 맥쿼리·MBK파트너스 등이 케이블 방송 업계 3위인 씨앤앰의 대주주가 된 뒤, 도급 단가는 동결됐고 이는 노동자들의 처지를 더 열악하게 만들었다.

노동자들은 지난 2월부터 노조를 결성해 싸움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씨앤앰 정규직 노조가 든든한 지원군 구실을 했다. 이에 자극받은 티브로드(업계 1위)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했다.

현재 이 세 노조는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 소속이다. 희망연대노조 이종탁 공동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외주화와 하청화로 언젠가부터 정직원인 노동자가 ‘개인 사업자’가 되고 협력업체 직원이 됐다. 그 과정에서 2012년 이후 티브로드는 영업이익 1천5백억 원을 남겼고, 씨앤앰은 5백억 원을 남겼다. 그런데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기본급은 1백만 원도 되지 않는다.”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집회에서 만난 노동자들은 여기저기서 불만을 토로했다.

“주말도 없이 대책도 없는 업무량에 시달리면서 한 달에 단 이틀만 쉽니다. 물가는 올랐는데 몇 년 동안 월급은 오르지도 않았습니다.”

“개인 사업자가 되니까, 월급이 아니라 건별로 임금을 받습니다. 그러니 생계를 유지하려면 밤 늦게까지 일해야 합니다. 단가를 현실화시켜 주지 않으면 먹고 살기 어렵습니다.”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다쳐도 보상도 못 받습니다.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지는 거죠. 씨앤앰이 협력업체에 등급을 매겨 가장 낮은 등급을 반복해 받으면 퇴출 위협이 있어 항상 고용 불안에 시달립니다. 케이블을 설치하고 검사해서 잘못하면 임금에서 차감까지 당합니다.”

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4대 보험 적용, 고용 안정 등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원청과 하청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나몰라라하고 있다.

전송망, 영업 업무 등을 담당하는 씨앤앰 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도 함께 내걸고 싸우고 있다.

"노동자가 하나돼 승리합시다" 5월 15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2013임단투 승리와 케이블방송노동자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씨앤앰,케비, 케비T 합동 촛불문화제’ ⓒ이미진

집회에 참가한 정규직 노동자는 “씨앤앰이 아웃소싱을 하면서 직원의 절반 가까이 비정규직이 됐다. 수 년간 함께 일하며 한솥밥을 먹던 식구인데 연대는 당연하다” 하고 했다.

케이블 비정규직 노조 김영수 지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케이블 방송 업계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손 맞잡고 나갈 것입니다. 조금 더 여유롭게 일하고 가족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 우리는 투쟁할 것입니다. 노동자가 하나돼 승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