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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변혁하려면:
혁명적 조직으로 뭉쳐야 한다

존 몰리뉴는 영국과 아일랜드 사회주의노동자당 활동가이자 아일랜드 사회주의 사상 잡지 《아이리시 맑시스트 리뷰》의 편집자다. 존 몰리뉴는 맑시즘2013에서 ‘마르크스주의와 철학’, ‘기후변화와 자본주의’, ‘아나키즘과 자율주의’를 주제로 연설한다

청년 칼 마르크스는 1845년에 이렇게 썼다. “철학자들은 세계를 이렇게 저렇게 해석해 왔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세계를 바꾸는 것이다.” 세계를 바꿀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분명해 보인다. 수조 달러나 되는 돈이 이라크 전쟁에 사용됐다. 반면 식료품 가격이 치솟아 수백만 명이 굶주린다.

존 몰리뉴는 맑시즘2013에서 ‘마르크스주의와 철학’, ‘기후변화와 자본주의’, ‘아나키즘과 자율주의’를 주제로 연설한다. ⓒ레프트21 자료사진

빌 게이츠 같은 자들은 거의 상상할 수 없는 부를 쌓았다. 반면 수천만 명이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아간다. 가난한 남반구 나라들은 둘째 치고 이것은 부자 나라 미국의 이야기다.

제국주의·고문·인종차별·성차별이 여전히 횡행하고, 다가올 경기후퇴는 노동자들에게 더 큰 희생을 요구할 것이다.

한편 세계는 기후 재앙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이 수많은 악행은 체제를 근본적 바꾸는 것이 절실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문제는 어떻게 이룰 수 있느냐다.

불행하게도 가장 자명해 보이는 방식(체제는 그대로 두고 개혁을 추진할 정부를 선출하는 방식)은 단순히 말해 효과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투표권이 중요하지 않다거나 사회주의자들이 선거제도를 이용해 주장을 펼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의회로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마르크스는 이와 전혀 다른 전략을 제시했다. 마르크스는 진정한 변화는 노동계급을 위해서가 아니라 노동계급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급의 해방은 노동계급 자신에 의해 쟁취돼야 한다.”

아래로부터 노동계급의 대중투쟁으로 자본주의를 전복하고 생산수단을 사회적으로 소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윤이 아니라 인간의 필요에 따라 생산이 이뤄지도록 노동자들이 사회를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군대, 경찰, 사법부처럼 자본가 계급에 봉사하는 기구를 깨부수는 것이 필수다. 그리고 노동계급에 봉사할 새로운 기구를 세워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 전략이 비현실적이라며 고개를 젓는다. 그러나 이 전략은 의회를 통해 개혁을 성취한다는 전략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다. 체제의 진정한 권력은 의회가 아니라 대기업 이사회 등에 있기 때문이다.

이 전략은 군대와 경찰 등 국가기구가 무슨 구실을 하는지, 그리고 위기 때는 어떻게 행동할지를 설명하는 데서도 현실적이다. 국가기구는 자본주의를 수호하려 달려들 것이다.

이 전략은 자본가 계급과 자본가 계급의 국가를 무너뜨리려면 어떤 사회세력이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데서도 현실적이다. 바로 수백만 노동자의 대중 행동이다.

역사를 보더라도 이 전략이 현실적임을 알 수 있다.

역사적으로 노동계급은 거듭 투쟁에 나서고 자본주의에 도전했다. 1848년 프랑스 혁명 때, 1871년 파리 코뮌 때 노동자들은 체제를 뒤흔들었다. 1871년 파리의 노동계급은 72일 동안 도시를 직접 운영했다.

1905년과 1917년에는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났다. 뒤를 이어 1919~20년 이탈리아의 ‘붉은 2년’, 1918~23년 독일 혁명, 1926년 영국 총파업, 1925~27년 중국 혁명 등 세계 곳곳에서 거대한 혁명과 투쟁이 일어났다.

좀더 가깝게 보면, 1968년 5월 프랑스 반란, 1972년 칠레, 1974~75년 포르투갈, 1979~80년 이란 혁명이 있었다.

이것들은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례들 중 일부일 뿐이다. 이 투쟁들은 노동계급의 혁명적 잠재력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보여 준다. 많은 경우에 노동계급은 혁명 과정에서 자체의 대중 조직을 만들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에는 문제도 있었다. 단 한 번을 제외하고 이 모든 투쟁에서 노동계급은 패배했고 흔히 엄청나게 큰 타격을 입었다.

단 하나의 예외는 바로 1917년 러시아 혁명이다. 러시아에서 혁명은 성공했고 노동계급은 수 년 동안 권력을 유지했다. 다른 나라에서 혁명이 실패하면서 러시아가 고립되고 나중에는 스탈린이 반혁명으로 권력을 찬탈했지만 말이다.

어째서 러시아 혁명은 다른 혁명과 달랐나? 무엇보다도 러시아에는 레닌이 이끄는 볼셰비키 당이 있었고 혁명에 지도력을 제공했다.

1917년 2월에 볼세비키 당원은 약 2만 6천 명이었다. 봉기를 일으킨 10월 즈음에는 40만 명으로 늘었고 노동계급뿐 아니라 병사와 수병의 핵심 부문에서 지지를 받았다.

볼세비키 당의 단호한 행동 덕분에 러시아 노동자들은 권력을 장악할 수 있었다.

노동계급이 승리하려면 혁명정당이 반드시 필요하다. 핵심 이유는 두 가지다. 그리고 그 이유들은 1917년 러시아에서만큼이나 오늘날 세계에도 유효하다.

첫째, 우리의 적, 즉 자본가 계급이 중앙집중적으로 고도로 조직화됐다는 점이다.

이에 맞서려면 노동계급 역시 조직되고 힘을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결정적 순간에 일치단결해 행동할 수 있다.

혁명정당이 필수적인 둘째 이유는 노동계급의 의식·자신감·투쟁이 고르게 발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자본주의를 정당화하는 온갖 사상들, 즉 지배계급의 사상이 사회를 지배한다.

노동계급은 대중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지배계급의 사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노동자가 똑같은 속도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공장과 작업장과 단체에서 어떤 노동자들은 전투적인 사회주의자가 되지만 파업 파괴자 노릇을 하고 인종차별에 찌든 노동자도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다수는 이 둘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한다.

하나의 계급으로서 힘을 발휘해 효과적으로 투쟁하려면 그 안에 있는 사회주의자들은 파업 파괴자들을 제압하고 동요하는 다수 노동자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자체의 조직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사회주의 노동자들의 조직이 바로 혁명정당이다.

레닌이 스스로 터득했고 20세기 역사가 보여 준 것은 혁명정당이 개혁주의 정치인과 노동조합 지도자들한테서 독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령 그들과 함께 투쟁하더라도 말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혁명정당은 개혁주의 지도자들에 발목 잡혀 결정적 순간에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마비될 것이다.

그런 순간에 충분히 힘을 발휘하려면 혁명정당은 혁명 전에 미리 건설돼 있어야 한다. 또한, 혁명정당은 혁명 전에 일어나는 모든 투쟁에서도 중요한 구실을 한다. 바로 지금 이곳에서 혁명정당을 건설하는 것이 그토록 중요한 까닭이다.

진정한 사회주의적 변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이 지금 당장 이 중차대한 일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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