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7월부터 맞벌이 부부를 위해 서울시 내 모든 국공립어린이집을 평일은 물론 토요일에도 자정까지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이미 보건복지부 ‘보육사업안내’에 따라 2002년부터 시행해 왔는데 이번에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알리고 추진하는 것이다.

그동안 부모의 퇴근 시간보다 어린이집이 빨리 끝나서 고민하던 가정에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시간 연장 어린이집을 구하지 못해 어린이집이 끝난 후 아이를 봐 줄 사람이 없는 가정은 추가 비용을 내며 따로 파트타임을 쓰거나 이것도 어려운 가정은 엄마가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제도를 시행하기 전에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연장 근무할 보육교사 인원 확충과 시간연장시 교사의 임금 1백 퍼센트 지원, 안심 귀가 조치 등 필요한 제반사항을 갖추지 않은 채 보육교사의 희생을 담보로 강제로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질 좋은 보육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부모들도 이런 식의 방법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 연장 보육의 확대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양육과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노동시간이 단축돼야 한다.

한국은 OECD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 중 하나다. 또한 직장 내 여성차별도 여전히 심각하다. 때문에 부모가 양육과 일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고, 특히 여성의 고충이 더 크다. 부모의 열악한 환경과 스트레스는 결국 아이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단순히 보육료만 지원하는 방식을 넘어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부모에게 충분한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노동시간 단축, 탄력근무제 등을 실시해 ‘아이 키우는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