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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약을 빌미로 공무원노조를 우롱하는:
박근혜 정부의 술책에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

이 글은 ‘노동자연대다함께 공무원모임’이 발표한 입장 글이다.

박근혜 정부가, 해고자 조합원 자격과 관련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공무원노조 설립신고증을 계속 내 주지 않고 있다. 공무원노조 지도부가 노동부에서 요구한 대로 규약을 개정했음에도 말이다.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7월 20일 대의원대회를 열어서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제한하는 규약 개정까지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태도를 바꾸며 공무원노조를 우롱하고 있다. 이것은 전임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공무원노조를 기만하며 더한층 후퇴를 강요해 노조를 길들이려는 수작이다.

2009~2010년에도 공무원노조는 정부의 요구대로 설립신고 요건을 갖추기 위해 규약 개정을 했었다. 그때도 정부는 말을 바꾸며 공무원노조를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적잖은 노조 간부들이 “절차상 문제는 없어 보인다”는 노동부의 말에 기대를 걸었지만 돌아온 것은 설립신고 반려였다.

안타깝게도 현 공무원노조 지도부도 노동부를 통해 정부의 의중만 확인할 뿐 규탄 성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바로 이런 상황을 우려해서 적잖은 사람들이 규약의 후퇴를 반대했던 것이다.

정부는 애초부터 공무원노조를 인정할 진지한 뜻이 없었다. 그보다는 해고자 조합원 자격 박탈을 통해 노조의 단결력과 투쟁력을 파괴하기를 원했다. 규약을 후퇴시켜서 공무원노조가 스스로 손발을 묶도록 유도한 것이다.

그래서 해고자 원직복직, 총액인건비제 폐지,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등 공무원 노동자들의 누적된 불만이 단체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다. 설령 나중에 정부가 설립신고증을 내 주더라도 언제든지 해고자 문제를 제기하며 “추가 검토”를 요구할 수 있다.

공무원노조 지도부가 정부의 이런 기만적 술책에 실용적인 대응을 거듭할수록 정부는 더한층 후퇴를 강요할 것이다. 이것은 사람을 잡아먹으려는 호랑이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고 위협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더는 정부의 기만적인 술책에 넘어가면 안 된다. 국정원 게이트로 위기에 몰린 박근혜 정부에게 숨 쉴 틈을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전교조 동지들에게 규약 후퇴를 강요할 명분을 줄 이유도 없다.

정부의 기만적인 술책에 맞서려면 우리 자신의 정당성이 중요하다. 그래서 ‘노동자연대다함께 공무원모임’은 이번 대의원대회 때 해고자 조합원 자격 박탈 규약 개정에 공개적인 반대 선동을 하며 반대표를 찍었다. 찬성표를 던진 대의원들조차 2009~2010년 경험 때문에 고심을 거듭했을 것이다.

강조컨대,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더는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다. 신속하게 전열을 재정비해 해고자 조합원 자격을 원상태로 되돌리고, 하반기 투쟁을 조직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노동자연대다함께 공무원모임’도 이 투쟁에 최선을 다해서 함께할 것이다.

2013년 7월 30일

노동자연대다함께 공무원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