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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왜 계속 헛발질을 했을까

8월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정치 공작 규탄 제6차 범국민촛불대회’에서 발언하는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집회 참가자들의 야유를 받고 있다. ⓒ이미진

등 떠밀려 장외투쟁에 나섰지만 민주당은 그동안 지지부진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 민주당은 NLL 대화록 공개를 주도하며 새누리당이 쟁점을 비껴가는 것을 도운 데다, ‘NLL 사수’를 외치는 헛발질도 해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은 도대체 왜?’라는 의문을 가진다. 국정원 게이트의 피해자가 민주당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은 국정원 게이트에 대한 분노가 어느 선을 넘어서는 것을 원치 않는다. 민주당이 확대되는 거리 촛불과 선을 긋고 ‘제도권 정당으로서 경제 위기 속에 국정 안정을 위해 자제하고 있다’고 말해 온 것은 이 때문이다.

김한길이 역대 민주당 지도자 중에 특히 더 한심한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최근 행태는 무엇보다 이들이 돈과 인력, 계급적 기반에서 부르주아 정당이라는 점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물론 이들이 포퓰리즘적 성격이 있고 지배계급 내 비주류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정치적 민주주의 문제에서도 불철저하다. 집권 당시 민주당도 저항 운동 탄압에 국정원을 활용했다. 2004년에는 송두율 교수 ‘간첩’ 만들기로 반전 운동과 탄핵 반대 운동으로 표현된 대중의 급진화를 차단하려 했다. 노무현 정권 당시 국정원의 국내 파트 예산도 늘어났다.

민주당은 야당이 된 후에도 줄곧 어정쩡한 자세로 소리만 치다가 중요한 순간마다 꽁무니를 뺐다. 2008년 촛불 항쟁 때도 민주당은 ‘막차타고 와서 첫차 타고’ 떠났다.

야당으로서 우파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견제하기도 하지만, 철저히 제도권 정치질서 속에 머무는 것이다. 깊어지는 경제 위기 속에서 이윤 체제에 맞서는 노동계급의 저항과 자신감이 발전하기를 결코 바라지 않는 자유주의 부르주아지의 한계 때문이다.

따라서 촛불 운동에서 민주당을 내칠 필요는 없지만 결코 민주당을 신뢰하거나 민주당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도 자유주의 세력이 아니라 노동계급이 주도권을 쥐고 앞장서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