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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맑시즘 2013을 참가하고

나는 하루 12시간 일하고 평일에 쉬는 자영업자다. 가게에서 손님들과 드라마, 연예인, 화장품, 쇼핑 등에 대해 대화하며 시간을 보낸다. 형편상 올해도 내게 허락된 날은 일요일 하루뿐이었다.

차베스 관련 워크숍을 선택한 것은 평소 국제 기사에 관심이 적어서였다. 차베스 집권 후 베네수엘라에서는 인구 1만 명당 의사 수가 3배 증가하고, 영아사망률이 하락하고, 민중의 삶이 전반적으로 나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사유재산을 인정하면서 민간투자방식을 도입하며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였고, 노동자와의 관계에서 실패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패널토론으로 장단점을 모두 들을 수 있었던 균형 잡힌 강연이었다.

‘기후변화와 자본주의’ 워크숍에서는 자동차 의존도를 낮추고 나무를 심고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해야 한다는 점을 과학자들은 알지만, 사회 구조와 성장 중점인 지배자들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는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평소 가게에서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는 나는 종이컵 한 개 줄이는 것이 북극곰에게 얼마큼 도움이 될지 고민에 빠졌다.

진주의료원 관련 워크숍은 가장 인상적이었다. 손님들 중 갑상선암 환자가 많은데, 워크숍에서 갑상선은 절대로 초음파로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정보를 얻었다. 표준진료지침을 정립하고 영양 섭취와 환자 맞춤 진료로 의료가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들었다. 민간병원들이 돈 벌기에 혈안이 돼 과도한 수술과 검사 권유를 해서 서민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다시 생활로 돌아온 나는 손님들과 대화가 많아졌다. 아픈 사람들 대부분 표준진료지침에 따라 치료받는 게 아니라고, 민간병원들이 이윤을 우선해서 우리는 과도한 약물과 수술에 노출돼 있다고, 의료민영화를 반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종이컵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큰 문제도 봐야 한다고, 나무를 심고 우림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럽의 잦은 열차 사고 기사를 보면서는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분할 민영화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설명한다. 더불어 민주당이 민영화 반대에 일관되지 않음을 비판하면서 정당 정치에 기댈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맑시즘에는 하루밖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돌아와서 99퍼센트의 삶을 사는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는 내게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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