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일제고사로 해직되면서 조직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실 일제고사 거부하고 해직되는 순간 너무 당황스럽고 막막하더라고요.
하지만 생계에서부터 복직투쟁까지 조직이 책임져 줬기에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은 이것마저 빼앗겠다고 난리네요.
해직자에게 조합원 신분을 박탈해 온전히 개인으로 그 험한 세상에 혼자 나서라는 강요, 참으로 무섭습니다.
규약이 개정돼 해고자는 조직의 일원이 될 수 없다면, 그래서 조직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누가 그 험난한 싸움에 선뜻 나설 수 있을까요?
해고자를 조합에서 고용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고요?
해고자의 가장 큰 구실은 부당한 해고에 맞서 복직투쟁을 하는 것이지 조합이 고용해 단순 생계 유지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 우리의 동지들에게 눈칫밥을 먹여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해직 후에 당당히 조합원의 신분으로 2년 연속 지회장을 했습니다. 조직이 지켜 주니 그에 대한 당연한 의무기도 했습니다.
해고자들에게 조합원의 의무와 권리를 거둬야 한다는 주장은 해고 경험자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말이기에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우리가 자발적으로 규약 개정에 응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건가요?
국민의 지지는 잘못된 현행법을 따르는 데서 얻는 게 아니라 투쟁을 통해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번 총투표에서 압도적인 규약개정 반대로 뜻을 모아 법외노조라는 발상 자체를 깨 버리고 더 당당한 전교조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