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나치를 뿌리 뽑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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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부터 압력에 밀려 그리스 정부가 황금새벽당을 공격하고 나섰지만, 이것만으로 파시즘이 완전히 사라지리라고 볼 수는 없다.
우선 정부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에 체포한 황금새벽당 소속 의원 중 세 명을 나흘 만에 풀어 줬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황금새벽당은 국가, 특히 국가정보국(그리스 판 국정원)과 경찰 등 보안기구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예컨대, 당대표 미할롤리아코스는 1970년대에 극장에 폭탄을 설치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금방 풀려났고, 이후 보안경찰의 정보원 노릇을 하며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국가정보국의 한 고위 간부가 황금새벽당에 대한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해임됐다. 이 자는 지난해에 총리 사마라스가 복직시킨 자였다.
경찰의 비호 속에 황금새벽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길거리에서 대놓고 이주민과 좌파를 습격했다. 이 깡패들이 그동안 벌인 테러가 얼마나 많았는지, 황금새벽당이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폭력 사건이 수사 하루 만에 32건이나 나오기도 했다.
파시즘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더 큰 이유는 파시즘이 성장할 환경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극심한 경제 위기, 공식 실업률은 거의 30퍼센트고 청년 실업률은 60퍼센트에 육박하는 절망적 상황, 대안을 내놓기는커녕 긴축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환멸이 파시즘이 자라나는 환경이다.
바로 이런 조건에서 그리스뿐 아니라 유럽 곳곳에서 파시즘이 성장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프랑스의 파시스트 정당 국민전선이 정당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조건은 많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지적했듯이 자본주의 자체에서 비롯했다.
따라서 황금새벽당이 불법화되더라도 파시즘은 다른 형태로 되살아날 수 있다.
파시즘을 뿌리 뽑으려면 팔레스타인 출신 영국 마르크스주의자 토니 클리프가 지적했듯이 파시즘이 자라나는 토대 자체를 제거해야 한다.
“우리의 반파시즘 투쟁 전술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쥐를 공격하는 동시에 쥐가 번식하는 하수구를 청소하는 것이다. 파시스트들만 공격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실업과 저임금 등 파시즘이 성장하기 좋은 토양을 제공하는 사회적 박탈에 맞서 싸우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