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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임금인상·인력충원 요구는 정당하다

 이 글은 10월 24일 노동자연대다함께가 발표한 글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가 2007년 이후 6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진행된 파업 찬반투표에서는 전체 조합원의 94퍼센트가 파업에 찬성했다. 압도적인 찬성률은 그동안 켜켜이 쌓인 노동자들의 불만을 보여 준다.

파업 전에 진행된 노동조합 간담회와 촛불 문화제에서 수백 명이 참가해 투쟁 의지를 보여 줬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몇 년간 흑자를 수백억 원 냈다. 이는 환자들에게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돈벌이 중심으로 병원을 경영해 온 결과다.

서울대병원 경영진은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한편 환자들에게는 반강제로 선택진료비를 부담시키는 등 ‘수익성’을 높이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었다.

“2009~10년에는 막대한 흑자에도 불구하고 정부지침을 근거로 임금을 동결했다 … 4년 동안 서울대병원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2.1퍼센트 인상돼 같은 기간 평균 소비자물가인상율 3.0퍼센트를 감안하면 실질임금은 삭감됐다.”

주 5일제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토요일 진료는 점점 늘었고, 야간 수술건수는 최근 3년 동안 65퍼센트나 늘었다.

이로 인해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장시간·야간 노동을 비롯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고액 연봉을 받는 의사는 3백20명이나 늘리면서 정작 현장에 필요한 인력은 채용하지 않거나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미 서울대병원은 비정규직이 1천 명이 넘는다.

그런데도 지난 6월에 새로 취임한 병원장 오병희는 오히려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며 노동자들에게 임금 동결과 인력 감축을 강요했다.

그러나 병원 노동자들의 임금 등 노동조건 악화는 곧바로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과중한 업무와 박봉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병원에서 노동조건 악화는 이직률과 퇴직률을 높여 결과적으로 숙련 인력을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 세계에서 가장 짧은 간호사 근속연수가 단적인 사례다.

따라서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은 노동자들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정당한 요구다.

그동안 서울대병원 경영진은 이렇게 노동자들을 쥐어짜 번 돈을 환자들에게 쓰기는커녕 민간 대형병원들의 돈벌이 의료를 따라하는데 쏟아 부었다.

정부가 공공의료 기관에도 민간 병원처럼 수익성을 높일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병원 측도 이처럼 돈벌이에만 매달리면 노동자들과 환자들에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할 것이다.

서울대병원이 공공의료 기관으로서 제 구실을 하려면 민간 병원의 수익성 경쟁을 뒤쫓을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공공의료 서비스에 더 많은 재정을 투자해야 한다. 당연히 그 첫 출발은 환자를 돌보고 병원을 돌아가게 만드는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럴 때에만 정부는 간접적으로라도 다른 민간 병원들의 돈벌이 경쟁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요구는 병원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공공의료의 질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요구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

박근혜의 복지 먹튀에 맞서 공공의료 지키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

서울대병원은 한국의 대표적인 ‘공공의료’ 기관이다. 가장 큰 국립대학교 병원으로 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런데 박근혜는 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던 공약을 지키기는커녕 돈벌이 진료에 눈이 먼 자를 서울대병원 원장으로 임명했다. ‘4대 중증질환’, ‘기초연금’ 등 복지 먹튀에 이어 아예 복지의 기초를 허물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가 임명한 병원장 오병희는 공공의료를 강화하기는커녕 민간 대형병원들의 돈벌이 진료를 따라하는 데 급급하다.

그동안 서울대병원 경영진은 환자들에게 반강제로 선택진료비를 부과해 비싼 진료비를 받아챙겼다.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대부분 선택진료 의사로 지정돼 있어 환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일반진료비의 20~1백 퍼센트를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최근 교육부가 제출한 ‘2008~2012 국립대병원 선택진료비 현황’을 보면 서울대병원은 지난 5년간 선택진료비로만 무려 4천50억 원을 벌어들였다. 심지어 이 중 수십억 원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정부가 의료비를 지원하는 의료급여 환자들에게서 받은 것이다.

서울대병원 경영진은 이 돈의 상당부분을 일부 의사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했는데, 그 결과 지난 5년 사이에 연봉 2억 원이 넘는 의사가 58퍼센트나 늘었다.

공공병원 경영진이 의사들에게 실적 경쟁을 시켜 ‘1분 진료’로 대표되는 부실 진료를 부추기는 한편, 불필요한 검사를 유도하는 등 환자들의 부담을 늘려온 것이다.

심지어 돈이 안 된다고 환자에게 의료재료를 직접 사오도록 시키거나, 품질이 나쁜 싸구려 의료기기를 사용해 환자들을 위험에 내몰고 있다.

신임 병원장 오병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박근혜와 마찬가지로 꼼수만 쓰고 있다.

여론이 나빠지자 병원 측은 선택진료비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선택진료 수당 차감액이 1백만 원을 넘지 않도록 하고 그조차 3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언 발에 오줌누기 격이다. 환자와 노동자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내모는 선택진료비와 의사성과급제는 즉시 폐지돼야 한다.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은 임금 등 노동조건 개선을 통해 의료의 질을 높이는 한편 선택진료비와 의사성과급제를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