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확인하는 17대 국회와 민주노동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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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확인하는 17대 국회와 민주노동당 전망
최일붕
필자는
첫째, 총선 후 기대와 희망은 지난 대선 후 기대와 희망과 비슷하다. 그러나, 대선 후 기대와 희망과 마찬가지로, 4·15총선 후 기대와 희망도 실망과 분노로 바뀔 것이다.
이 일은 벌써 일어나고 있다. 열우당의 인기는 폭락했다. 총선 뒤 겨우 두 달밖에 안 된 시점인 김선일 씨 피랍 사건 전에 이미 노무현과 열우당 지지도는 30퍼센트 미만으로 떨어졌다. 김선일 씨 살해 사건과 문화관광부 장관 청탁설이 불거진 지금은 더 떨어졌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필자는 “앞으로의 정국은 1997년 이후 프랑스와 이탈리아처럼
둘째, 그러나 이것이 보수 반동을 강화하기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한편으로 우파인 한나라당이 성장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좌파인 민주노동당이 성장하는 정치 양극화가 전개될 것이다.
이 일도 벌써 일어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인기는 주류 정당들과 사실상 엇비슷하다. 첨예한 경제·정치 위기의 시대에 신생 노동자 정당은 매우 급속히 성장할 수 있다. 가령 그리스 사회당
셋째, 민주노동당 내 좌파도 성장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이는 당직 선거에 반영됐다. ‘국민파’로 분류될 수 있는 옛 지도부가 물러난 자리에 대부분 ‘자주파’ 소속 당원들이 선출됐다. 그리고 김선일 씨 피살 방치 항의 정국에서 민주노동당은 공공연히 노무현 퇴진을 주장하는 박용진 씨가 공동 대변인 중 한 명이 됐다.
넷째,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사회민주주의적 본질이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인사들과의 대화, 노회찬의
민주노동당의 이런 사회민주주의적 본질은 바뀔 수 없다. 왜냐하면 민주노동당의 기반은 노동조합
그럼에도
물론 경제와 정치의 위기와 이로 말미암은 사회 양극화
물론 대중적 입증의 때가 온다 한들 더 나은 대안이 그 때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정치적 공백은 다시금 주류 정당들에 의해 메워질 것이다. 대부분의 서유럽 나라들에서 우파 정당과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교대로 집권하면서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도가 갈수록 낮아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안에서
이것은, 비유를 들면, 독립적 노동조합의 건설 초기나 노동운동 고양기에 변혁적 사회주의자들이 노동조합 집행기구에 직접 진출하거나 적어도 좌파 후보를 지지하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운동이 침체하기 시작할 때는 당 지도자들이 급진 좌파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할 수 있다. 그러기 전까지는 이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민주노동당은 좌파 재결집체
그와 동시에, 그 안에서 변혁적 사회주의자들을 포함한 반자본주의적 급진주의자들이 자체의 급진 좌파 블록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부시 일당의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가 이라크 ‘수렁’에서 고사할지도 모를 위기에 처해 있고, 노무현이 다시 ‘불신임’을 거론해야만 하는 현 상황은 민주노동당과 그 내부의 진정한 좌파에게 기회가 열려 있음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