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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 파업 - 금융노조 연대 파업이 필요하다

한미은행 파업

금융노조 연대 파업이 필요하다

시티그룹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상장 폐지 계획 철회와 고용 보장을 요구하는 한미은행 노동자들의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상장이 폐지되면 금융감독에서 자유로워져 금융 공공성이 후퇴하고 권력형 부정부패의 통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시티그룹은 미국에서도 분식회계와 부당 영업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노동조건도 심각하게 후퇴할 것이다. 시티그룹은 지사가 있는 102개국에서 대부분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 시티은행 서울지점은 철저한 성과급제와 살인적 노동강도로 한미은행보다 임금이 30퍼센트나 더 낮다. 몇 년 전 국내 최연소 지점장으로 주목받은 시티 지점장이 과로에 못 이겨 한강에 투신 자살한 적도 있다.
한미지부는 6월 25일 저녁 수도권 조합원 결의대회에서 기습적으로 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오히려 사측이 교섭을 회피하며 파업에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조합원들이 즉각 본점으로 집결해 파업에 참가했다.
한미은행 파업의 위력은 1백퍼센트에 가까운 파업참가율과 본점 점거에서 비롯했다. 사측이 교섭에 나서게 된 것도 이런 단호함 때문이었다. 전산 조합원 전원 참가, 비정규직 대거 참가 등이 매우 효과적으로 진행됐다. 예금 입출금 외에 거의 모든 업무가 마비됐다.
파업 돌입 후 두번째 주말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 요구안 중 하나인 여성차별적 사무직군제 폐지에 동의했다. 그러나 핵심적 요구에서 시티그룹은 전혀 물러서지 않았고 교섭은 결렬됐다.
이미 시중은행 최장기 파업 기록을 경신한 상황에서 시티그룹은 전 직원 업무복귀 명령을 내리고 고액의 손해배상 청구를 암시했다. 7월 6일 새벽 노무현 정부는 경찰 투입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이 고비에서 한국노총 지도부가 나서서 정부가 경찰 투입을 유보하는 대신 노조는 본점에서 파업 대오를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파업 대오는 여주 한국노총 연수원으로 이동했다.
이는 안타까운 결정이다. 본점 점거 때문에 진정한 업무마비가 일어났고 노조가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그래서 사측은 처음부터 본점 점거 해제를 요구했던 것이다.
외딴 산 속으로 농성장을 옮겼기 때문에 사측이 버티기 더 쉬워졌고 이제 파업은 시간과의 싸움이 됐다. 수조 원 넘는 돈이 이탈했지만 막대한 현금 능력을 바탕으로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겠다는 게 시티의 태도다.
다행히 이에 맞서 연대가 확산되고 있다. 증권노조가 아래로부터세계화, 다함께 등과 파업 지지 기자회견을 했고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과 시티 서울지점 노조가 소속된 외국금융기관노동조합이 파업 지지 성명을 냈다.
금융노조는 인력 지원 거부 지침을 내렸고 7월 1일에는 5천여 명의 지부 대의원들이 모여 연대 투쟁을 결의했다. 또한 파업 기금 부족액도 전액 지원하기로 결의했다.
신한지부는 파업 참가 여성 조합원들을 위해 목욕탕을 쓰게 해 줬고 하나지부는 목욕탕으로 이동할 때 타는 차량을 제공했다. 조흥지부는 슬리퍼 2천 켤레를 지원했으며 나머지 지부들도 양말·치약 등 생필품과 기금을 지원했다.
금융노조는 산별 총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17일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제 연대파업을 위한 효과적인 설득 노력이 이뤄져야 할 때다.
금융노조는 연대 파업을 위해 진지하게 지부들을 설득해야 한다. 연대 투쟁이 승리의 관건이다.
김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