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중앙지법이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2천1백여 명이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선고를 또 연기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1천6백여 명이 2010년 11월에,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5백여 명이 2011년 7월에 각각 정규직 지위를 인정하라고 소송을 냈는데, 3년 넘게 표류하던 소송이 선고 하루를 앞두고 또다시 연기된 것이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 기대를 걸고 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바람을 철저히 짓밟았다. 현대차 울산·아산·전주 비정규직지회는 법원의 선고 연기를 규탄하며, “재판부가 현대차의 압력 때문에 재판을 연기한 것은 아닌지 분노스럽다”고 밝혔다. 안 그래도 사측은 법원에 “변론 재개를 요청”하며 시간 끌기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다.
특히 검찰과 법원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는 외면하고, ‘불법파견의 몸통’인 정몽구는 옹호하고 있다. 정몽구는 네 번이나 고소·고발을 당했는데도 검찰 기소조차 안 된 반면, 사측이 제기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재판은 이미 1심 판결이 나 1백30억 원이 넘는 배상금이 청구됐다.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현대차 사측은 6백80명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노동자들은 월급 통장과 부동산을 가압류 당했고, 2010년 점거파업 파업 이후 해고된 노동자 1백여 명은 아직도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는 신규채용까지 강행하고 있다.
정몽구는 부당한 탄압과 신규채용을 중단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