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관련 교사 선언은 정당한 의사 표현이다
〈노동자 연대〉 구독
5월 13일 교사 43명이 ‘아이들, 그리고 국민을 버린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는 교사 선언’(이하 ‘퇴진 선언’)을 청와대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5월 15일에는 전교조가 주도해 1만 6천 명의 교사들이 ‘아이들을 이대로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는 제목의 교사 선언을 했다.
그러자 교육부는 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을 징계하려 하고 있다. 교육부는 5월 14일 ‘퇴진 선언’ 교사들의 신상을 파악해 제출하라는 공문을 전국 시·도 교육청에 보냈다. 곧이어 전교조가 발표한 교사 선언을 두고도 위법 여부를 철저히 파악하라고 엄포를 놓았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커지자 박근혜 정부가 반격에 나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평소 눈엣가시 같았던 전교조 교사들을 우선 표적으로 삼아 정부를 향한 분노와 저항을 억누르려 한다.
이미 지난 1일, 교육부는 “전 국민적 추모 분위기 속에 공무원들이 집회에 참가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추모 집회 참가를 막기도 했다. 교사들에게 정부의 부패와 무책임에 눈감고 ‘가만히 있으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양심적 교사들
교육부는 특히 ‘퇴진 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을 중징계하려 한다.
그러나 ‘퇴진 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은 정부의 민주주의 공격과 학생·교사 권리 침해에 ‘가만히 있지’ 않았던 양심적 교사들이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공격에 맞서 규약시정명령을 거부했을 뿐 아니라, 교원평가제에 반대하고, 이명박 정부 시절 시국 선언에 참여하기도 했다.
‘퇴진 선언’은 세월호 참사에 가슴이 미어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해 이렇게 적확하게 비판했다. “전원 구조했다던 배 안 학생들이 단 한 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고, 늑장 구조의 책임은 해경과 행정부서, 민간구조업체 커넥션으로 몰아 ‘꼬리’ 자르려 하고, 사람 생명보다 이윤, 돈을 우선시하는 자본의 탐욕은 선장과 선원, 청해진해운 소유주와 그 일가의 부도덕성 파헤치기에 묻혀 가고 있[다.]”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낸 교사들이 징계받아선 안 된다. 징계 시도는 교사들의 정치적 견해 표명의 자유를 옥죄는 것일 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덮으려는 뻔뻔한 시도다.
“무능과 무책임, 몰염치, 기만과 교만에 가득 찬” 박근혜 정부의 “후안무치한 책임 회피”에 분노하는 사람들은 징계 위협에 처한 교사들을 방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