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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전쟁과 함께 재개된 한국 검찰의 반전 운동 탄압

지난달 검찰은 2009년 11월 18일 ‘오바마 방한 규탄과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문화제’에 참가했다가 연행된 김환영 당시 평화재향군인회 사무처장(현 한일군사협정반대국민행동 집행위원장)과 노동자연대 이종우·서경석 회원 등 4명을 기소했다.

무려 5년이나 지난 집회 참가를 이제와 문제 삼는 의도는 뻔하다. 반전 운동이 미국의 ‘새로운 중동 전쟁’의 위험성을 알리고 박근혜 정부의 전쟁 지원에 반대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다.

검사는 애초 제기한 “일몰 후 옥외집회 및 시위” 관련 부분이 위헌 판결을 받자 “해산명령 불응”으로 공소 이유를 변경하면서까지 기소를 유지했다.

2009년 11월 18일 ‘오바마 방한 규탄과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문화제’ 참가자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하고 있는 경찰. ⓒ이미진

5년 전 이명박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추진했다. 이에 민주노총, 진보정당들, 노동자연대, 반전평화연대(준),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65개 정당, 시민·사회단체는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를 결성해 대응했다.

이명박 정부는 온갖 이유를 들어 신경질적으로 연석회의의 행사를 탄압했다. 기자회견인데도 “불법 집회”라며 해산을 종용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 팻말을 들고 있었다는 이유로 참가자 2명을 폭력적으로 연행했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신고한 재파병 반대 집회도 불허했다.

지금 검찰이 문제 삼는 2009년 촛불 문화제에서는 경찰 폭력이 특히 심했다. 경찰은 단지 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로 문화 공연 중 행사장에 난입해 참가자들이 만들어 온 팻말을 부수고 촛불을 짓밟으며 사회자와 공연자를 비롯해 참가자 18명을 연행했다.

당시 행사 주최 측은 애초 문화제 장소인 명동시장 입구가 좁으니 50 미터 이동해 달라는 경찰의 요청도 수용했다. 그런데도 경찰은 사회자 인사말과 노래 공연이 하나 끝나자 집회를 공격했다. 놀라서 문화제 장소를 이탈하려는 참가자들에게 경찰은 퇴로조차 열어 주지 않았다.

2007년 샘물교회 교인 피랍 사태 직후 한 아프가니스탄 철군 약속을 파기한 정치적 책임을 피하려고 이명박 정부는 파병 반대 행사를 폭력적으로 진압한 것이었다.

지금 검찰은 미국의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억누르려 하지만, 반전평화연대(준)을 비롯해 많은 단체들이 검찰 기소에 분노하고 있고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미신고집회라도 공공질서에 명백한 위험이 없다면 해산명령 불응죄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2014년 3월 13일)도 있다.

11월 14일 재판에 앞서 법원 앞에서 항의 집회가 열릴 것이다. 이를 포함한 다양한 활동으로 검찰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모아 기소된 이들이 결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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