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개월간 나는 〈노동자 연대〉 독자모임에 참가했다. 여기서 나는 지금껏 배워보지 못한 날카로운 주제들로 다양한 토론을 나누어 볼 수 있었다. 어떤 것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잘 알지 못해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경험들이 내가 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준 발판이었다고 생각한다.
입학식 신문 가판대에서의 우연한 만남이 훗날 내 삶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낯선 신문과 낯선 사상, 낯선 사람들과 함께하는 토론이 마냥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부족한 부분을 다른 사람을 통해 배워나가고, 또 과거와는 달리 나 스스로 무언가에 도전해 실천해 보면서, 내 자주적 삶과 미래에 관한 진지한 성찰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 독자모임 중에서도 《사회주의란 무엇인가》로 방학 때 함께 토론했던 것은 자본주의의 체제 안에서 발생하는 많은 사회 문제들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기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전 독자모임에서는 궁금했지만 차마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했던 질문들, 가령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는 무엇인지, 현재 ‘공산주의’ 국가라 불리는 나라들과 진정한 사회주의의 차이는 무엇인지 등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방학 동안의 독자모임 후 참가했던 ‘맑시즘2014’에서 나는 사회주의에 관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었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는 지적 자극도 얻었다. 또 맑시즘에서의 토론은 노동자연대의 사회주의 정치 사상에 대한 동의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내가 온전한 사회주의자로서의 나를 확신할 수 있었던 건 이러한 지적 탐구 때문만은 아니었다. 얼떨결에 휩쓸리듯 참가했던 의료 민영화 반대 리플릿 반포 등을 통해 나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말했던 사상과 행동의 결합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소심한 성격에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주저했던 내가 목소리를 높이며 의료 민영화에 반대할 것을 호소하며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간다는 사실에 내 자신이 변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치적으로 무지해 사회 문제에 큰 관심이 없고, 금방 무기력하게 포기하기 일쑤이던 내가 사회의 부조리한 일면들에 목소리를 높이고 작게 나마 행동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뀔 수 있었던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지난 7개월의 독자모임 활동 덕분이다.
나는 이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은 바로 이 사회주의 사상과 그에 따른 사람들의 실천에 있다고 굳게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연대 단체에 가입할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그동안의 활동을 통해서 독자모임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만큼 신문 토론과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런 지속적인 정치사상 토론을 통해서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자주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