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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펙트 사무총장 & 사회주의노동자당 중앙위원 존 리즈 인터뷰

리스펙트 사무총장 & 사회주의노동자당 중앙위원 존 리즈 인터뷰
“미국 제국주의 전략의 성공 여부는 이라크에서 결정될 것이다”

Q 현재 국제 반전 운동의 상황과 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내 생각으로는 유럽사회포럼이 현재 반전운동이 직면하고 있는 초점이라고 볼 수 있다. 유럽사회포럼은 미국의 이라크 점령이 점점 악화돼 가고 있는 시점에 열린다.
보고에 의하면 36개 도시와 마을이 미군의 통제권에서 벗어났으며 미군 장군들이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이 베트남전쟁 시기보다 더 나쁘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대선 2주 전에 영국 런던에서 유럽사회포럼이 개최될 것이며 이 행사의 마지막 날에는 거대한 반전 시위가 계획돼 있다. 만약에 이 반전시위가 성공적으로 치러진다면 이것은 제국주의자들에게 큰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이라크 저항세력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될 것이다.


Q 이라크가 아니라 다른 쟁점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내 생각으로는 미국의 신세기 프로젝트와 미국 제국주의 전략의 성공 여부는 이라크에서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국제 관계가 이라크 전쟁 결과에 따라 결정되게끔 구조화돼 있다. 이런 면에서 그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결정적인 순간에 있다.
이라크 저항세력과 팔레스타인 저항세력은 이라크 전쟁이라는 쟁점을 포기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국제 운동 또한 포기하면 안 될 것이다.


Q 미국 대선에 대한 입장을 설명해 달라.

이 쟁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입장이 나타났는데, 이 둘은 서로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를 포함해 일부 참가자들은 부시의 패배를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온 활동가를 포함해 다른 참가자들은 케리가 부시와 별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둘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나 또한 케리 정부가 부시의 외교 정책과 실질적으로 다른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시가 만약 대선에서 크게 패배한다면 그것은 부시의 아젠다 전체에 큰 타격을 가할 것이다. 그리고 부시의 패배 이후 케리가 부시의 아젠다를 그대로 추구하기는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부시가 승리한다면 이것은 마치 미국 전체가 부시의 계획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시와 케리는 별 차이가 없는데 부시의 패배를 위한 운동을 하느냐는 비난은 표면적 급진주의일 뿐이며 실수라고 생각한다.


Q 10·17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해 달라.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이라크 저항세력이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도달한 것 같다. 언론에서도 미국이 이라크의 상당 부분을 잃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미국의 대선과 근접한 시기에 일어난다.
우리는 항상 미국 제국주의가 이라크에서 패배할 수 있는 길은 미군과 미국 정권이 아랍인들의 저항이라는 모루와 국제 반전 운동이라는 망치 사이에 끼여 찌그러질 때뿐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10·17이 바로 모루와 망치가 만나는 순간이라고 볼 수 있다.


Q 리스펙트의 성공 배경을 설명해 달라.

먼저 리스펙트는 반전운동에서 유기적으로 건설됐다. 영국 전쟁저지연합 안에는 노동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주요 활동가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싶고 그래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전쟁에 반대하며 노동당에서 대안을 찾는 많은 사람들도 전쟁저지연합 안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많은 경우 전쟁은 이들이 노동당으로부터 나오게 한 결정적인 쟁점이었다. 리스펙트가 바로 이 기반에서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리스펙트는 이 문제말고도 노동당이 추진한 사회복지 정책과 경제 정책, 노조 권리에 대한 정책 등등에 대해 불만을 느낀 노조 활동가나 일반 노동당 지지자들의 정서, 즉 1백 년 넘게 노동당을 지지했던 우리 가족의 느낌처럼 노동당이 약속을 어겼다고 생각하는 오래 된 불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리스펙트는 이 같은 두 개의 흐름, 즉 사회복지와 경제적 측면에서 형성된 오랜 불만과 첨예한 쟁점인 반전이 만나 만들어진 정당이므로 출발부터 좋았다고 본다.


Q 오늘날 혁명적 좌파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늘날 국제적으로 아주 분명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즉, 전후 시대의 사회민주주의적 합의가 무너지고 있다. 그래서 사회민주당이나 그와 성격이 비슷한 공산당이 위기에 빠져 있다. 그 결과 이들의 좌측에 공간이 열렸다.
이것은 영국에서는 리스펙트로, 스코틀랜드에서는 스코틀랜드사회당(SSP)으로 입증됐다. 독일도 비슷한 움직임이 보이고 프랑스에서는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LCR)이 이탈리아에서는 재건공산당(리폰다찌오네)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각 나라마다 형태가 다르지만 기존 사회민주주의의 좌측에서 새로운 공간을 메우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공간을 메우기 위한 모든 정당은 광범하며 개방적인 기반을 형성해야 하며 동시에 급진적이어야 한다. 오늘날의 분위기는 우익적이지 않고 오히려 급진적 분위기가 유력하다. 당연히 혁명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혁명적 좌파가 잘 개입한다면 이런 광범한 프로젝트가 새로운 공간을 메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면 혁명적 좌파는 광범한 노동자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며 장기적으로 혁명적 좌파와 좌파 전체에게 이로울 것이다.


Q 한국의 일부 급진 좌파가 민주노동당이 개량주의 정당이어서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주 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종파주의자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더 많은 현명한 사람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스펙트도 마찬가지다. 리스펙트는 종파주의의 무풍지대다. 종파주의자들에게는 어리석은 행동이지만 우리에게는 좋은 일이다.
통역 : 박준규, 정리 : 김광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