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로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단순한 질병으로 그칠 수 있는 메르스가 왜 재난 사태로 까지 가게 됐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러면서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경남도지사 홍준표는 공공의료 확대 열망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원의 마지막 쐐기를 박으려고, 진주의료원 건물을 경남도 서부청사로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홍준표는 메르스로 인한 국민적 관심을 피하고자 6월 16일로 예정된 기공식을 연기했다. 그런데 메르스가 진정되는 듯 하자 곧바로 강행하는 것이다. 최근 보건의료노조와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진주의료원에 메르스 대응에 필수적인 음압병상이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자, 궁지에 몰린 홍준표는 음압병상이 없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걸었다. 그런데 정작 공동 공개 현장검증을 진행하자는 보건의료노조와 운동본부의 요청을 묵살하고 있다. 홍준표는 기공식을 서둘러 현장검증 자체를 무산시키려 하는 듯하다.
진주의료원이 있었다면 메르스 사태 해결에 당연히 도움이 됐을 것이다. 예컨대 사천의 메르스 의심 환자가 가까운 진주의료원을 놔두고 1백20킬로미터나 떨어진 양산 부산대병원까지 가서 입원해야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고무적이게도 운동본부가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를 위해 진행한 서명이 경남 유권자의 20분의 1인 13만 3천8백26명을 넘어 주민투표 청구 요건을 충족했다. 메르스 사태를 경험한 경남도민의 진주의료원 재개원 열망이 높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결과이다.
불과 6년 전 5백34억 원을 들여 신축한 진주의료원을 돈이 없다고 폐원하고서는, 다시 1백61억 원을 들여 서부청사로 리모델링하는 것은 수백억 원의 세금 낭비이자 범죄 행위이다.
보건의료노조와 운동본부는 홍준표의 서부청사 공사 강행을 온몸으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의료원의 재개원을 바라는 모든 이들은 이 투쟁을 지지하자. 홍준표는 서부청사 리모델링을 중단하고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