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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우개선·고용안정을 요구하며 투쟁을 결의하다

지난 9월 17일과 18일 양일간 인천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인천지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이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인천시교육청이 예산 부족을 빌미로 학교비정규직의 처우개선·고용안정 요구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행복한 인천 교육'이라는 모토가 무색하게도 인천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건은 다른 도시에 견줘 매우 열악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급식비를 받지 못할 뿐 아니라 도서관 사서들은 상시적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전문상담사의 10개월 단기계약 비율이 전국 최고인 92퍼센트에 이른다.

이뿐 아니다. 인천시교육청은 스포츠강사 제도를 없애고 1백50여 명의 스포츠강사 전원을 해고하려 한다. "11개월 계약, 수당 한 푼 없는 1백40만 원 월급"에도 묵묵히 체육을 가르쳐 온 스포츠강사들이 하루 아침에 거리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진보교육감으로서 교육개혁과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할 것이라고 기대해 왔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1년만에 산산이 부서졌다.

“예산이 없다고 말하지만, 예산 문제는 우선 순위의 문제입니다.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예산을 쓰지 않으면서 무슨 진보교육감입니까?”

우선순위

지난해 인천시교육청은 자사고인 인천하늘고에 1백32억 원을 불법 지원했다. 또, 특목고인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건립비 약 3백억 원을 전액 부담하고, 올해 예산에도 이 학교의 신설비 65억 원을 편성했다. 경쟁교육을 심화하는 자사고·특목고에 대한 지원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고용안정보다 우선한 것이다.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의 실망스런 모습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4월에는 국가보안법으로 탄압 받는 전교조 교사 4인을 직위해제 해서 실망시키더니, 급기야 자신이 공언했던 9월 신학기 복직 약속마저 뒤집어 버렸다. 이 때문에 전교조 인천지부는 지난 9월 10일부터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관련 기사 ‘계속 뒷걸음질 치는 인천시교육감’ 참조)

집회에 참가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청연 교육감에 의존하지 말고 투쟁으로 쟁취하자는 목소리를 드높였다.

“인천시교육청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아무런 의지가 없습니다. 좋은 것은 따라 하지 않고 나쁜 것은 전국 최고입니다. 이제 투쟁만이 답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처우는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인천시교육청은 현재 2016년 본예산을 수립하고 있다. 17∼18일 집회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예산안에 차별적 처우와 고용 불안 문제를 해결하고 재원을 반영하라고 요구하며 투쟁을 결의했다. 또, 박근혜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부터 정규직화하겠다는 공약을 뒤집고,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추진해 “비정규직 투쟁의 결실을 빼앗는 강도 짓”을 하는 것에 맞서 함께 투쟁하자는 결의도 다졌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