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호텔노조 투쟁 승리를 위한 서울지역 투쟁 결의대회:
끈질긴 투쟁을 향한 지지와 연대가 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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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8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에서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서비스연맹의 주최로 ‘세종호텔노조 투쟁 승리를 위한 서울지역 투쟁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날 대회는 ‘해고자 복직, 강제전보 철회, 연봉제 폐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세종호텔노조의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열렸다.
30곳이 넘는 단체, 1백 명이 훌쩍 넘는 참가자들이 호텔 앞 인도를 가득 메웠다. 당일 낮에 열린 ‘민주노총 서울지역 단위노조 대표자 회의’ 참가자들이 집회에도 참가해 구성이 매우 다양했다. 특히 홈플러스, 하이디스, 쌍용차 등 자신의 일터에서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그런 만큼 집회 분위기는 시종일관 투쟁적이었다. 또, 오랜 투쟁 속에서도 다른 노동자 투쟁에 대한 연대 활동을 꾸준히 지속해 온 세종호텔노조의 활동이 빛을 발한 듯하다.
세종호텔노조는 2012년 38일간 로비점거 파업을 벌이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성과를 얻은 바 있다. 그러나 파업이 끝나고 사측은 파업 참가자들에게 보복성 탄압을 하고, 다수가 된 친사측 노조와 합의해 노동조건을 후퇴시켰다. 비정규직을 늘리고, 노동자들을 권고사직 시키는 등 인력감축을 벌여 노동강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사측은 인사권을 앞세워 세종호텔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올해 초에는 전·현직 위원장을 포함해 조합원들에 대한 강제전보를 했다. 김상진 전 위원장은 억울한 인사 발령을 거부하며 10개월째 투쟁하고 있다. 사측은 그에게 월급조차 주지 않고 있다.
첫 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형석 본부장은 “세종호텔 투쟁은 세종호텔 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 박근혜 정부가 자본가들의 요구를 들어주려 더 쉬운 해고와 임금피크제 등을 밀어붙이며 광분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노동자 투쟁에는 너의 투쟁 나의 투쟁이 따로 없다”고 단결을 강조했다.
서비스연맹 강규혁 위원장은 “정당하지 않게 노동자들을 짓밟는 경영권, 인사권은 인정할 수 없다. 승리할 때까지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하고 소리 높였다.
최근 공무원노조 사무실 폐쇄 시도를 저지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는 공무원노조 박천석 마포지부장의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연금을 뺏을 때는 대화파트너라고 하더니 이제는 불법 단체라고 나가라고 한다. 모범적 고용주여야 할 정부가 이런 짓을 벌이니 사장들이 노동자들을 어떻게 대하겠는가? 이명박보다 더한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상황에서 공무원노조와 세종노조 모두 계속 싸워야 할 운명이다. 조직된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을 지켜내지 못하면 미조직 노동자들과 청년들에게 어떤 희망이 있겠는가? 조직 노동자들이 싸워야 한다.”
하이디스, 동양시멘트, 쌍용차, 홈플러스, 사회보장정보원 노동자들도 차례로 연대를 호소했다.
“투기자본에게 더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줄 것이다. 피눈물 흘리며 노동자들이 쫓겨나는 일을 멈출 것이다.”(홈플러스)
“동화면세점 앞 노숙농성 중이다. 노동개악 극복 못하면 복직해도 다시 해고될 수도 있다. 같이 싸워야 한다.”(하이디스)
“자본가들이 자행하는 공격에 맞서 단사 투쟁을 뛰어넘어 공세적으로 싸우자.”(쌍용차)
“’해고는 살인이다’는 것을 최근 동료를 떠나 보내고 또 느꼈다.”(동양시멘트)
“우리의 생명을 무시하고 장롱면허까지 동원해 버스를 운행하는 일 멈춰야 한다.”(서울고려관광
“1천 일을 싸웠다. 끝까지 투쟁하면 돌아가리라 믿는다.”(사회보장정보원)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세종호텔 앞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연대 한마당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데모당 이은탁 당수와 서울노동자정치연대 노우정 대표도 발언했다.
끝으로 세종호텔노조 고진수 위원장이 “오늘 함께하는 이 기운이 세종호텔 주명건 회장에게도 전달될 것”이라며 발언을 시작했다. “20년 넘게 일한 노동자 30~40명을 떠나 보내고 신규 채용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도 계속되면서 노동법 개악이 무엇인지 우리 세종호텔 노동자들이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주명건 회장은 수백억 원 회계부정하고도 돌아왔다. 이런 현실을 지금 바꾸지 못하면 더 많은 동료들을 떠나 보내야 한다. 비록 소수지만 오늘의 힘을 받아서 우리가 결코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줄 것이다.”
세종호텔 조합원들의 합창으로 이 날 집회는 마무리됐다.
집회가 끝나고, ‘밥통’이 준비한 음식들을 함께 먹으며 호텔 앞에서 ‘난장’을 벌였다. 서로 연대하는 마음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호텔 앞을 가득 메운 연대 대열에 세종호텔노조 조합원들도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집회 참가자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세종호텔노조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에 세종호텔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지와 연대가 계속돼야 한다.
△"지지와 연대가 세종호텔노조의 든든한 '빽'입니다" 참가자들은 세종호텔노조 조합원들과 한마음으로 "투쟁 승리"를 외쳤다. ⓒ사진 제공 이병관
△"노동자 탄압 자행하는 세종호텔 규탄한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세종호텔을 향한 분노의 함성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 제공 이병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