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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인하대 세월호 유가족 초청 간담회:
“진실을 밝히려면 ‘기억하는 행동’이 중요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백 일이 넘었지만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8일 인하대학교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인하인 모임’ 주최로 ‘세월호 유가족 초청 간담회’가 열렸다. 학생·교수 등 30명가량이 참가했다.

유가족 권오현 씨(단원고 2학년 故 권오천 학생의 형)는 세월호 참사가 대중들에게 잊혀지는 것을 걱정했다. 그리고 대학 특례 입학, 의사자 지정 등 그동안 있었던 논란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했다.

“대학 특례 입학은 교육부가 처음으로 얘기했던 것인데, 언론이 얘기하듯 ‘서울대 쓰면 간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핵심 요지는 희생자의 연년생 형제가 정신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그 학생의 내신, 모의고사 등을 토대로 원래 지원할 수 있었던 학교가 정원 초과 되면 3∼5퍼센트 정원에서 입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식 팔아서 한몫 챙기려고 한다’는 말이 있는데, 유가족들과 보건복지부 차관의 얘기가 와전된 것뿐입니다. 보건복지부의 의사자지정법에 따라 5명 이상의 증언이 있어야만 의사자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박지영 승무원이 의로운 일을 했다는 것을 70명 정도가 증언했고, 그분은 당연히 의사자 지정이 됐습니다. 그런데, 다른 2명의 선원은 단 1명의 증언만으로도 의사자 지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왜 그렇게 된 것인지, 단원고 학생 정차웅 씨에 대해 물었던 것입니다. 친구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줬다는 증언들이 많았기 때문에, 선원들이 1명의 증언만으로도 지정된다면, 차웅이도 당연히 의사자 지정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던 것입니다.”

간담회 패널 연사로 참가한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는 정부의 방해와 비협조로 조사 기간이 1년도 안 남았다고 안타까워하며 ‘진실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힘주어 강조했다.

"진실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은 서로 별개의 문제가 아닙니다. 진실을 규명한다는 것은 거기서 드러난 구조적·간접적 요인들을 고려해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에 대한 대책을 만드는 것과 연결돼 있습니다. 이 작업은 생명이 기업의 이윤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사회적 가치 위에서 수행되어야 합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인하인 모임’ 오웅식 학생(컴퓨터공학 전공)은 군복무 중에 일어난 참사라 잘 몰랐다가 지난 4월 ‘유가족 초청 간담회’를 통해 아픔을 공감하고 진실을 알게 되었다며 앞으로의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여론이 냉담해 보여도, 사실 주변 환경이나 시선 때문에 혹은 용기가 부족해서 행동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밝힐 부분도 많고, 잘못됐다는 확신으로 앞으로 행동에 나설 사람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한발 짝 내디딘 만큼 누군가 내디딜 수 있게 도와주고 작은 힘이라도 보태서 다른 분들도 같이 할 수 있게, 어둠을 몰아내는 순간까지 가슴에 불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들을 밝혀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국가의 책임

간담회에 참가한 학생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주로 ‘국가 책임’과 ‘잊지 않겠다’는 발언이 많았다.

"만약 세월호가 노후한 선박임을, 삼풍백화점이 부실공사 된 건물임을 알았다면 사람들이 과연 그 배와 건물을 이용했을까요? 국가가 실제로 안전을 제대로 관리감독 할 수 있도록 진실규명 운동이 국가에 요구해야 합니다."

"유가족들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나도 세월호 안에 있을 수 있었다’는 생각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생 실습을 나갔는데, 나는 이미 잊었는데 아이들은 전부 기억하고 있어서 부끄러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게 합시다."

“책임져야 할 자들이 진실을 숨기고 세월호 참사가 잊혀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호중 교수의 말처럼 우리에게는 ‘기억하는 행동’이 중요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인하인 모임’은 10월 12일 ‘4.16 인권선언 풀뿌리 토론’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활동들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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