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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노동조합 김미리 가좌지부장과 정한석 금천지부장 인터뷰:
“고용 보장을 약속받을 때까지 싸울 겁니다”

조합원 대다수가 비정규직 여성인 홈플러스노동조합은 2013년에 결성해 3년간 투쟁하며 조직을 확대하고 여러 성과를 쌓아 왔다.

최근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노동자들은 MBK가 직접 나와 고용 안정을 약속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민주노총이 파업을 선언했던 9월 23일에 고용 보장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전 조합원 파업을 벌였다. 11월 14일에 2차 파업에 나선다.

홈플러스노조 김미리 가좌지부장과 정한석 금천지부장이 지난 3년간의 이야기를 생생히 들려 줬다. 

2013년 노조 결성 이후

“최근 드라마 ‘송곳’을 보면 예전 우리와 너무 똑같아서 불쑥불쑥 화가 나요. 그럴 때마다 노동조합이 꼭 있어야 하고, 우리가 노조를 만든 것이 정말 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죠.

노조가 생기면서 0.5시간 계약제*도 없어지고, 근로조건이 나아졌어요. 일하는 만큼은 연장근무수당도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인천의 청라점처럼 아직 노조가 없는 점포에서는 연장근로수당, 유급 휴게 시간이 아직 그대로인 경우가 많아요.”(김미리 지부장)

“저는 재고 관리팀에서 상품 분류, 재고 조정, 폐기하는 일을 해요. 무거운 박스를 계속 들어 옮기기 때문에 완전 ‘노가다’예요. 일한 지 10년째 접어들면서 제 몸이 여기저기 고장나기 시작하더라고요. 다리를 다쳤을 때도 사측은 목발 짚고 나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처음 홈플러스노조가 만들어지자 가입했어요.

지난해에는 파트장이 무전기에 대고 ‘야 이 새끼야’하는 거예요. 노조는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28일동안 농성하고 싸웠죠.

인력 충원도 요구했어요. 식품 가공팀의 일이 굉장히 빡세서 병가자가 8명이나 있었는데, 사측은 인원은 채우지 않고 남은 노동자들을 닦달했어요. 그러던 사측이 우리가 투쟁하자 말로나마 노조와의 대화를 정례화하겠다고 했어요. 그 투쟁 이후에 금천점의 조합원 수가 40퍼센트가량 늘어나서, 지금 1백 명 정도 됩니다.

조합원이 꾸준히 느니까 관리자들도 ‘이게 노조구나’ 하고 깜짝 놀란 거죠. 이제는 관리자들이 조합원들에게 “연장해 주시겠습니까?” 하고 부탁해요. 노조 힘이 얼마나 커졌으면 그러겠어요?” (정한석 지부장)

MBK가 책임져라 9월 23일 홈플러스노조 1차 파업 ⓒ이미진

2015년 매각, MBK에 맞선 투쟁

“임금 인상과 더불어 MBK가 확실하게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싸우고 있어요. 조합원들도 3개월째 투쟁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그냥은 절대 접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분할 매각 위협도 느끼니까 어떻게든 [확실한] 약속이나 보장을 받아야 해요.

또, 사측은 당연히 줘야 할 최저임금을 주고, 거기에 더해 원래 주던 상여금을 열두 달에 나눠서 주겠다고 해요. 그러면서 임금이 올랐다는 식으로 생색내는데, 실제 임금 총액은 몇 백 원 차이더라고요.

저는 가좌점이 개장했을 때부터 어페럴[의류 매장]에서 15년 정도 일했어요. 그런데 최근에 사측이 매출에 견줘 인원이 많다면서 인원을 줄이겠다고 압박하더라고요. 일이 줄어든 것도 아닌데 여기서 인원을 더 줄이면 정말 뺑뺑이를 돌아야 해요. 우리야 죽든지 말든지 인건비 줄이면 그만이라는 식이에요.

그리고 지금까지는 오후팀이 밤 11시나 12시까지 일했는데 이제는 오후팀을 밤 10시에 퇴근시키고, 마감 업무는 한 달에 한 두 번만 배치하겠다고 해요. 원래 오후팀 업무를 하면 택시비와 심야야근수당을 받았는데 [근무조를 변경하면] 한 사람당 최소 6~7만원씩 임금이 깎여요.” (김미리 지부장)

“MBK는 인수 절차를 끝내고 나서, 각 점포에 매출을 늘리고 인건비를 줄이라고 압박을 넣고 있어요. 정규직들은 매출을 끌어올리려고 매일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어요. 노조가 없는 점포는 전 직원들을 상대로 ‘우리 점포 장보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고 해요.

MBK가 이제 빨대를 꽂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각 위로금을 줬잖아요. 공짜로 준 것이 아닌 거죠. 중간조를 늘리고, 마감조 인원을 줄이는 것이 구조조정의 시발점이라고 보고 있어요. 비조합원이나 정규직 사이에서도 불만이 생기고 있어요.” (정한석 지부장)

힘을 느낀 파업

“9월 23일에 다같이 파업해 모인 것이 처음이었어요. 또 조합원들은 홈플러스노조만 알지 민주노총은 잘 모르잖아요. 그런데 민주노총이 파업할 때 함께하니, 조합원으로서 소속감, 자부심 같은 것이 생겨 더 좋았어요.” (김미리 지부장)

“1차 파업 때 1천2백여 명이 모였어요. 전국적으로 조합원이 2천6백 명인데 거의 반수가 온 것이죠. 파업은 70퍼센트가 참가했어요. 파업하니까 MBK에 대한 불만도 표출할 수 있고,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개악에 대해서도 좀더 알게 됐어요.

노동 개악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이 일반 해고에 대한 내용이잖아요. 저는 노조 지부장을 하면서 계속 최하등급에 가까운 등급을 받았어요. [노동 개악이 되면] 까딱 잘못하면 관리자들에게 대들었다고 저평가 해서 내쫓을 수도 있는 거죠.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고 느껴요. 우리는 곧 있을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도 참가해요.

노조에게 가장 중요한 건 단결인 것 같아요. 그리고 노동조합은 단결하기 위해서도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한 싸움을 해야 합니다.” (정한석 지부장)

인터뷰·정리 소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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