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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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출현한 한 정치 분석가는 “조지 부시 1기 임기가 채 끝나지 않았는데 그는 벌써 2기 레임덕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이라크, 이라크, 이라크.”
부시에게는 이라크 내 저항이 단지 이라크인들로 한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아직 베트남전 당시 “프래깅”[사병의 장교 살해] 같은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럼스펠드가 쿠웨이트에서 당한 망신은 미군 병사들의 불만이 상당히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 병사와의 만남 자리에서 토머스 윌슨 상병은 럼스펠드에게 “왜 병사들이 고철 쪼가리를 주워서 트럭에 장갑을 입혀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럼스펠드는 “이 세상의 모든 장갑을 장치해도 죽을 수 있다” 하고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윌슨 상병은 같은 장소에 모였던 2천3백여 명의 동료 병사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럼스펠드는 “목숨을 걸고 싸우는 병사를 모욕한 죄”로 연일 언론의 공격을 받고 있다. 심지어 신보수주의 기관지 〈위클리 스탠다드〉의 편집자 윌리엄 크리스톨마저 “어쩌면 그렇게 자기 책임을 회피하고 남만 탓할 수 있는지” 비난했다.
럼스펠드의 망신 이후 미국의 각종 언론매체에는 이라크 참전 병사 상황에 대한 폭로가 줄을 잇고 있다.
대표적인 황금시간대 르포 프로그램인 〈60분〉은 이라크 발령 통보를 받은 후 캐나다로 망명한 군인들 특집을 방영했다. 신문에서는 지금까지 5천5백 명이 탈영했다고 보도했다.
지금 이러한 사실이 조명받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것은 미국 지배자들의 일부가 미군의 치욕적인 철수 가능성을 정말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표시이다. 물론 베트남전 당시 철군 논의 시작에서 철군까지는 거의 7년이 걸렸다. 조지 부시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살인 무기들을 가지고 있고, 대선 선거 승리 직후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최근의 폭로가 증명하는 것은 조지 부시 전쟁 기구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병사들이 이 이해할 수 없는 야만스러운 전쟁을 영원히 용납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