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 중국 둥관 시에서 벌어진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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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과 6월 초 8일 동안 중국 둥관 시에서는 적어도 일곱 건의 노동자 파업과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는 ‘세계의 공장’으로 널리 알려진 둥관 시에서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5월 30일 신다 노동자들이 최근 들어 가장 큰 파업을 벌였다. 한때 ‘완구업계의 폭스콘’으로 불린 신다가 공장을 폐쇄하면서 1천 명이 넘는 노동자들에게 임금과 사회보장비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사측과의 협상이 번번이 결렬되자 도로를 봉쇄하며 투쟁을 벌였다. 경찰은 노동자 10여 명을 체포했다.
경찰의 공격에도 노동자들은 위축되지 않았다. 교대로 잠을 자면서 공장 출입구를 봉쇄해 사측이 설비와 완제품을 반출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노동자들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활동 소식을 매일 올리고 있다. 신다 사측은 체불 임금을 조속히 지불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사회보장비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같은 날, 대만인이 소유한 지푸 메탈릭 프로덕츠의 노동자 수백 명도 사측의 공장 이전 계획에 항의하며 이틀간 파업을 벌였다. 지푸에서 15~20년을 일한 이 노동자들은 적절한 해고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평등과 공정
지푸 노동자들은 사측에 요구 14개를 제시했는데, 그중에는 노동조합 지도부를 직접 선출할 권리도 포함돼 있다. 노동자들은 “평등과 공정성의 원칙에 기초를 두고 노동조합을 세우려면 노조 위원장은 사장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푸 사측이 노동자들과의 협상을 거부하고 경찰을 부르자, 노동자들은 5월 30일 파업을 시작했다. 그 다음날 경찰은 파업 지도자 십여 명을 체포했다. 노동자들은 체포된 사람들이 다른 파업 참가자들과 함께 해고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앞으로 파업을 또 조직하겠다고 말한다.
신다의 쇠퇴는 여러 면에서 둥관 시의 처지를 잘 보여 준다. 2000년대에만 해도 신다는 노동자 1만 명을 고용해 마텔이나 코기 같은 세계적 완구업체에 제품을 납품했다.
신다 공장에서 노동자 한 명이 독성물질 중독으로 사망한 뒤로 신다는 폭스콘처럼 ‘초착취 공장’으로 악명이 높았다. 신다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판매된 값비싼 인형이 저임금, 장시간 노동,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제작된 것이라는 사실이 폭로돼 비난을 받았다. 신다의 한 노동자는 인형 4천5백 개의 도색 작업을 하는 동안 임금은 그 인형 한 개 값밖에 못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파산 위기에 직면한 신다는 노동자들을 희생시켜 살아남고자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