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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현대중공업 노동자가 말한다:
11월 12일 민중총궐기에 가야 하는 이유

이 글은 현대중공업 노조의 한 활동가가 현장에서 민중총궐기 참가를 호소하며 한 연설을 정리한 것이다.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 대중 선동의 천재였던 그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나라에 쳐들어 가면 그 나라의 부류는 자동적으로 세 부류로 나뉜다. 한쪽에는 저항 세력들, 다른 쪽에는 협력 세력들이 있고 그 사이에는 머뭇거리는 대중이 있다. 그 나라 국민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온갖 부가 약탈되는 것을 참고 견디게 하려면 머뭇거리는 대중들이 저항 세력들에 가지 않고 협력 세력들에 가도록 설득해야 한다.’

우리 나라도 일본이 침략하자 똑같은 일이 있었죠! 한쪽에는 저항세력 독립운동가, 그 반대 쪽에는 친일 반역자들, 이완용, 방응모 등. 그 사이에 대다수 민중이 있었죠.

한 국가의 수장인 대통령이 오래 알고 지낸 자신의 지인인 일반인에게 국가 예산, 국방, 인사, 외교, 문화, 연설, 나라 국정 등을 개입하도록 했습니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 수석 비서관이 최순실이 누군지 모른다고 하고,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기금을 모아 줬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국민 세금으로 최순실 조카 장시호의 스포츠 영재재단 예산 7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이대로 갔다면 문체부와 최순실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다 헤쳐 먹으려고 했겠죠.

나라 꼴 이렇게 만들어 놓고 우리 돈 우리가 낸 세금으로 지들끼리 다 헤쳐 먹고 노동자들에겐 희생만 강요하고 있네요.

행동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울산 태화강 역에서도, 서울 촛불집회에서도 많은 민중이 참여했습니다. 머뭇거리며 어디로 붙어야 할지 모르던 우리 민중이 이제 행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딸아이를 등에 업고 약 한 시간 행진을 완주하더군요. 또 한 교사 부부는 아들과 딸의 손을 잡고 정의를 가르치며 눈코귀 열고 입 여는 당당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현장을 함께했습니다.

지금 의식 있는 고등학생들도 시국선언을 시작했습니다. 전국 1백 개 대학의 대학생과 교수들도 시국선언을 했습니다. 시국선언이란,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 현안에 대해 바로 잡기 위해 행하는 선언이나 연설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국가정보원 여론 조작 사건에 대한 시국선언, 세월호 침몰 사고 항의 시국선언, 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 백남기 농민 진상규명 촉구 시국선언, 최근의 최순실 게이트 항의 시국선언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그간 군사독재 유신정권 망령을 떨치며 민주주의가 전진해 왔으나 이제 다시 권위주의의 그림자가 우리 사회에 깊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고 있습니다. 전국 최고의 박근혜 지지율을 보이던 대구·경북 지역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40퍼센트에서 8.8퍼센트로 무려 32퍼센트나 떨어졌습니다.

철도 파업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이곳에서는 파업에 동참하지 못하는 필수유지업무 조합원들이 월급의 일부를 자발적으로 떼어내 파업하는 동지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우리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경우는 일방적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을 빙자한 정리해고, 단체협약 위반, 분사로 인한 심리적 부담 가중, 산업재해 사고 등등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파업에 동참해야 합니다. 11월 3일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박근혜 퇴진을 주장하는 파업 집회에 동참합시다! 젊은이들은 미래를 위해 투쟁하고 정년을 앞둔 선배들은 떠나기 전에 멋있고 의리 있는 사람으로 기억됩시다.

11월 12일 민중총궐기에도 동참합시다! 이날은 수십만 대중과 함께하는 역사가 새로 쓰일 중대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