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살인 물대포를 맞고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11월 5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고인이 사망한지 42일 만이다.
서울대병원에서 발인식을 하고 이동해 명동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종로1가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노제를 치렀다. 고인이 살인 물대포에 쓰러진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인이 가는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고 애도의 마음으로 운구 행렬에 함께했다. 운구 맨 앞의 대형 초상화가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어 더욱 안타까움이 컸다. 진심으로 고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빈다.
농민이자 사회운동가였던 고 백남기 농민은 박근혜 정부가 기업주를 살리려고 노동자·민중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에 항의하려고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다. 박근혜가 쌀값 수매가 인상 공약을 지키지 않은 것에도 항의하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의 무자비한 살인 물대포는 노구의 그를 돌이킬 수 없는 곳으로 내몰았다. 3백17일을 의식불명의 상태로 지내다 운명을 달리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경찰은 지금까지 책임자 처벌은커녕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사인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사인을 밝혀야 한다는 가당찮은 이유를 들어 원치않는 부검을 하려고까지 했다. 경찰이 죽였다는 명백한 사실을 흐려 책임 소재를 물타기하려 했던 것이다.
고 백남기 농민의 죽음은 명백히 박근혜 정부와 경찰에게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추악한 실상이 폭로되면서 마침내 쌓여 온 민중적 분노가 터져 나왔다.
지난 주말에는 20만 명이 거리로 나와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박근혜 퇴진은 고 백남기 농민의 죽음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투쟁의 힘으로 박근혜가 퇴진하면 이 일은 더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퇴진 운동은 더 커져야 한다. 우리가 이 운동에 함께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