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신보건지부 파업, 철야농성 투쟁:
자치구와 서울시는 속히 고용안정 협약 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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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의 정신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시 정신보건 노동자들의 파업이 40일 가까이 됐다. 추워지는 날씨에 서울시청 앞에서 시작한 철야농성도 보름을 넘었다.
파업 노동자들은 서울시정신건강증진센터, 서울시자살예방센터와 서울시 22개 구(세 개 구는 미가입 상태)의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일하는 정신보건전문요원들이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 열악한 근무조건, 무엇보다 불안정한 고용(전원 비정규직)이 이들을 파업투쟁에 나서게 했다.
지방정부인 서울시와 자치구에 의해 고용돼 시민들에게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이 이런 열악한 처지에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정신보건 노동자들이 이러한 사정을 알리며 최소한의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파업에 돌입한 이후에도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성의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파업이 길어진 이유다.
자치구들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서울시는 고용안정협약에 먼저 서명하고 빠져나가려 할 뿐, 문제를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자치구들과 달리, 서울시는 전체 정신보건노동자들이 관계하고 있는 유일한 기관으로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이 더 무겁다.
조합원들이 서울시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가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더민주 소속 성북구청장이 지난 주 노동자들을 찾아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단식을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단식을 풀고 자치구 순회 캠페인을 하며 일주일을 기다려도 이렇다 할 진전은 없었다. 조합원들은 서울시가 나서서 전체 자치구들과 함께 고용안정협약을 맺기를 원한다. "22개 자치구 및 2개 광역센터의 고용안정협약에 대한 서명 없이는 그 어떤 타협도, 물러섬도 없다." 노동자들의 투쟁 덕분에 현재 서울시와 8개 자치구가 고용안정 협약에 합의했지만, 나머지 구들은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다. 대부분의 구청장이 더민주 소속임에도 말이다.
그래서 조합원들은 11월 9일부터 고용안정협약에 합의하지 않은 자치구들을 하나씩 압박하는 투쟁을 하고 있다.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자치구들도 있어 하루도 기다릴 수가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정신보건노동자들의 투쟁은 인천, 광주, 대전 등 비슷한 처지에 있는 전국의 노동자들의 지지와 주목을 받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박근혜 퇴진 운동이 전국적으로 타오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박근혜 퇴진을 주장하며 광화문 광장에 시민발언대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박원순 시장의 이런 입장은 서울시와 자치구에 고용된 정신보건 노동자들이 추운 날씨에 천막 하나 없이 철야농성을 하고 있는 상황과 모순을 느끼게 한다. 박원순 시장이 더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로서 전국적인 리더십을 보여 주려면 서울시 정신보건노동자들의 문제를 속히 해결함으로써 전국의 정신보건노동자들의 조건 개선에 일조해야 한다.
자치구들도 하루 빨리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해 정신보건노동자들이 서울 시민들에게 정신 보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