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한상도 교수, 이주영 명예교수의 한국사 국정 교과서 집필 참가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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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한국사 국정 교과서 폐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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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연대 건국대 모임이 발표한 성명서이다.
11월 28일 교육부가 한국사 국정 교과서(이하 국정 교과서) 현장 검토본과 집필진을 공개했다. 국정화 강행 당시, 박근혜 정부는 친일이나 독재 미화 같은 건 있을 리 없다고 우겼지만 역시나 거짓말이었다.
국정 교과서는 1948년 8월 15일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가 "역사상 최초로 민주적 자유선거에 의해 수립된 국가"라고 적시했다. 이렇게 되면 친일파이자 해방 후 미 군정을 등에 업고 노동자·농민·좌파를 잔인하게 탄압했던 자들이 ‘건국 공로자’들이 된다. 그러나 이 자들이 제주 4·3 항쟁 당시 벌인 잔혹한 학살은 제대로 기술되지 않았다.
‘박정희 효도 교과서’답게 박정희의 민주주의 압살과 노동자 착취 악행은 미화됐고, 부패와 정경유착의 주범인 삼성과 현대 같은 재벌들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한 세력으로 포장됐다. 현재 자신들이 벌이는 노동자 쥐어짜기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1980년 광주 항쟁 등에 대한 내용과 의미는 축소했다.
박근혜의 역사 수정은 ‘친일 세탁’이나 ‘독립운동 축소’뿐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 체제를 “국가의 기본”으로 삼기 위한 것이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들이 ‘과거를 지배’하고 그것을 통해 ‘미래를 지배’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퇴진 운동이 폭발하면서 이런 추악한 시도는 도전 받고 있다. 박근혜와 함께 국정 교과서도 사라져야 한다.
친일·독재·재벌 미화
그런데 집필진 명단에 건국대 한상도 사학과 교수와 이주영 명예교수(건국대 법인 이사)가 포함돼 있어 많은 학생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한상도 교수는 일제 강점기 독립 운동을 주로 연구한 근대사 전공자로 현 국사편찬위원이다. 지난해 근현대사 전공 현직 교수 73명 가운데 국정화 반대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3명 중 1명이기도 하다.
한상도 교수가 집필에 참여한 근대 부분을 보면, ‘위안부’ 관련 서술은 극히 적은데다가 "이들 중에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질병, 폭행, 자살로 죽어간 사람도 많았다"고 서술해 일본군이 저지른 학살도 은폐했다. 항일 무장 독립 운동 관련 서술도 대폭 축소했다.
세계사를 맡은 이주영 명예교수는 뉴라이트 인사들로 구성된 현대사학회 회원으로 이승만 평전을 쓰기도 했다.
건국대 교수들이 밀실에서 권력자들의 입맛에 맞는 국정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다는 사실에 건국대 학생으로서 부끄러울 뿐 아니라, 부정·부패 세력 편에 선 채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상도 교수와 이주영 명예교수는 국정 교과서 폐기 요구를 경청하고 자신의 과오를 참회하며 사과해야 한다. 이것이 역사 학자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2016년 11월 28일
노동자연대 건국대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