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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본부 점거 50일 집회:
“시흥캠퍼스 철회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

서울대 학생들이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학생총회를 열고 본부를 점거한 지 11월 28일로 50일이 됐다.

서울대 성낙인 총장은 지난 8월 22일,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체결하지 말라는 학생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실시협약을 날치기로 체결했다. “밀실 협약”을 철회하라는 학생들의 정당한 요구를 성낙인 총장은 계절이 바뀌도록 응답하지 않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본부 점거 50일차를 맞아 성낙인 총장을 규탄하고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해 본부 앞에 학생 80여 명이 모였다.

집회 이틀 전(26일) 총학생회는 “불통 총장” 성낙인을 불신임 한다고 선언했다. 그에 따라 이날 집회는 ‘성낙인 총장 불신임 선언! 본부 점거 50일! 서울대인 총시위’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사범대 노래패 ‘길’이 오프닝 공연을 한 이후 김보미 총학생회장이 집회의 여는 발언을 했다. 그는 11월 22일 ‘시흥캠퍼스 긴급 토론회’에서 성낙인 총장이 했던 ‘사과’의 기만성을 폭로했다.

“총장님께 사과하시라고 요청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총장님 저희에게 뭐라고 하셨습니까? ‘사과를 원하면 사과를 하겠다.’ 이게 사과입니까?”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아닙니다!” 하고 외쳤다. 학생들이 요구하는 대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철회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과일 것이다.

11월 28일 ‘성낙인 총장 불신임 선언! 본부 점거 50일! 서울대인 총시위’ ⓒ윤민정

다음으로는 본부 점거 중에 밝혀진 사실을 폭로하는 규탄 발언이 이어졌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본부는 2013년 오연천 총장 때부터 ‘의무 기숙은 없다’ 하는 약속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보도에 따르면 총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의무 기숙형 대학(RC: 연세대 송도캠퍼스처럼 일부 학생들이 제2캠퍼스에 거주하며 공부하는 것)의 단계적 추진이 논의됐고 심지어 차기 집행부에 인수·인계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시흥캠퍼스에 관해 총장이 했던 단 한 가지 약속조차 완전한 거짓이었음이 드러난 것입니다.”

3년 전 시흥캠퍼스 계획이 처음으로 공론화될 때 학생들의 분노를 가장 크게 샀던 것이 바로 의무기숙 계획이었다. 학교가 시흥에 20만 평을 받는 대가로 학생들을 내다 판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반발이 있자 당시 총장 오연천은 “1학년 신입생의 의무기숙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고 공언했는데, 성낙인 총장은 이를 뒤엎는 논의를 회의에서 버젓이 했던 것이다. 따라서 시흥캠퍼스에 관한 성낙인 총장의 약속은 믿을 수 없다.

본부 앞 집회를 마치고 학생들은 성낙인의 임시 집무실이 있는 우정관으로 행진했다. “학생 총의 무시하는 성낙인 총장 규탄한다!”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즉각 철회하라!” 등의 구호가 학내 곳곳에 울려 퍼졌다.

우정관 앞에 도착해서는 정리 집회를 했다. 행진 도중에 합류한 학생들도 있었다.

이탁규 신임 총학생회장 당선자도 투쟁 발언을 했다. 그는 선거기간 동안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한 본부 점거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해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가 “실시협약이 철회될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자 참가자들이 크게 환호했다.

현장에서 자유 발언도 진행했다. 오랜만의 학내 집회여서 그런지 청중의 분위기는 아주 뜨거웠다.

자연대 학생 세 명이 자유 발언을 한 것도 돋보였다. 자연대는 학생회가 점거에 열의 있게 참가하고 있지 않는데도 많은 학생들이 본부를 지키고 있다. 한 자연대 학우가 “50일, 70일, 1백 일이 되더라도,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그날까지 모두 함께합시다!” 하고 발언했을 때 사람들은 큰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어제 〈한겨레〉에서 성낙인 총장이 함성득이라는 고려대 전 비리 교수에게 인사 청탁과 정치 경력을 위한 조언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성낙인 총장은 이에 해명한답시고 “그런 류의 청탁이 한 달에 백 건씩은 들어온다. 지금도 매일 들어온다” 하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해 더욱 분노를 사고 있다. 그가 총장에 선출될 때 박근혜 정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성낙인 총장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점거 동력을 확충하고 본부 점거를 이어가야 한다. 본부 점거 50일 집회에서 확인한 뜨거운 분위기는 승리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스스로 한 말조차 지키지 않는 "불통" 성낙인 총장 규탄한다. ⓒ윤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