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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분위기 ― 차베스에 열광하고, 룰라에 미지근한

브라질 대통령 룰라가 한 집회에 나타나자 브라질 좌파와 노동조합 운동 사이에 돌연 긴장이 감돌았다. 룰라 정부의 전력 때문이었다. 이 집회는 1만 7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간티노 실내 경기장에서 열렸다.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사람들은 맹렬한 뙤약볕에 피부를 검게 태우면서도 거의 일킬로미터나 되는 줄을 지어 서서 기다렸다. 하지만 헌병의 삼엄한 경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냥 돌아가야만 했다. 더구나 남은 사람들이 입장할 수 있게 되었을 때는 이미 붉은 티셔츠를 입은 노동자당 활동가들이 내부의 주요 좌석들을 차지해 버리고 말았다. 룰라는 NGO 활동가들과 국제자유노련(ICFTU) 대표와 나란히 연설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가 아프리카의 곤경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을 이용해 왔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룰라는 세계의 빈곤을 언급했다.

그러나 그의 연설은 2년 전 세계사회포럼에서 그의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울려 퍼진 열화와 같은 박수갈채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여전히 참가자들 가운데 4분의 3은 동정적이었다. 그리고 이들 대다수가 노동자당에서 동원한 박수부대가 아니라는 점은 명백했다. 그러나 나머지 4분의 1은 기권해 버렸다. 이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도 야유를 보내는 2백여 명에 합세하는 것도 주저했다.

룰라에 대한 환멸이 증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확고하게 만장일치를 얻고 있지는 못하다.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좌파적 경향에 이끌리고 있다는 것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일요일 밤이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우고 차베스가 같은 장소에서 연설했다.

이날 밤 젊은이들로 가득 찬 경기장의 분위기는 룰라가 참가한 집회 때보다도 훨씬 더 열정적이었다. 그들은 “차베스”, “차베스”를 외쳤다.

그러나 룰라의 지지자인 브라질노총 대표가 차베스를 소개하러 나타났을 때 대다수 청중이 야유했다. 일부는 “룰라 반대, 차베스 지지”를 외쳤다.

비록 차베스가 라틴 아메리카의 각 나라들이 고유의 조건에 따라 점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는 룰라보다 훨씬 더 급진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체 게바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군의 이라크 침략을 비판했고, “제국주의가 무적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이렇게 선언했다.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과업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사회주의를 원한다.”

차베스 정부 내에서 잠시 동안 부장관을 지낸 베네수엘라 사회운동가 로날드 데니스는 차베스가 사회주의를 호소한 것은 이번 연설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차베스의 말들이 차베스 정부내 주변인사들이 실제로 취한 조치들보다 훨씬 더 급진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집회에서의 활력은 포럼에 참가한 대다수 참가자들에게 급진적 사회 변혁을 지지하는 엄청난 분위기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수천 명의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에 이런 분위기를 품고 돌아가 이를 기반으로 수천 개의 투쟁을 건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