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청소 노동자 대량 해고한 학교 당국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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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학교 당국이 청소 노동자 23명 중 7명을 해고했다. 해고 대상은 아니었지만, 인원 감축으로 노동조건이 악화되면서 청소노동자 4명은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학교 당국은 재정 악화를 해결해야 한다며 그동안 학내 구성원들에게 고통을 떠넘기는 긴축을 강행해 왔다. 교수·교직원 임금을 삭감하고, 난방비와 실습비를 삭감하는 등 교육환경을 악화시켰다. 그러나 재정 악화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학내 구성원들과 가장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는 청소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것은 명백히 부당한 일이다.
대량 해고, 노동 강도 강화, 생활 임금도 안 되는 최저 시급…
애초부터 학교 당국은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는 관심이 없었다. 청소 노동자들의 임금은 생활임금에도 못 미치는 최저시급 6천4백70원으로 책정됐다. 거기다 노동시간을 8시간에서 7시간으로 축소해, 임금을 삭감했다. 새로운 용역회사는 앞으로 식대도 지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량 해고 전에도 청소 노동자 수는 이미 턱없이 부족했다. 23명(대량 해고 이전)밖에 되지 않는 청소 노동자들이 12개나 되는 학교 건물 모두 청소를 해야 했다. 심지어 수업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수업 시간에 청소를 하면 안 돼 청소 노동자들은 매일 새벽에 일을 해야 한다.
대량 해고로 인해 학교에서 가장 큰 건물인 늦봄관과 60주년 기념관에는 청소 노동자들이 각각 1명, 3명만 배치됐다. 말도 안 되는 인원이다.
최성일 총장 직무대행은 〈한신학보〉를 통해, “청소 노동자 문제는 학생들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이고 전체적인 상황 파악을 하고 살펴본 후 개선의 여지를 보이겠다”고 말했다. 먼저 해고 통보를 해 놓고 의견 수렴을 하겠다는 것은 위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 사건은 대학 구조조정이 교육환경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노동조건도 악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학생들의 높은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사립대의 기형적 구조 때문에 구조조정으로 인한 정원 감축이 곧바로 재정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박근혜 탄핵이 코앞에 있는 시점에 학교 당국이 정부의 악질적 구조조정을 거부하지는 못할망정 앞장서고 있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다. 최성일 총장직무대행이 선제적으로 박근혜표 구조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만큼, 앞으로도 학내 구성원들에 고통전가를 할 것이다.
학교 측의 학내 구조조정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
한편 “청소 등 운영비 대폭 삭감”은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한 사항인데, 여기에는 총학생회와 직원노조도 참여한다.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예산 심의권만 있을 뿐 결정하는 기구는 아니라 하더라도, 노동자 해고로 이어질 수 있는 예산 삭감을 반대·폭로하지 않고 심의를 종결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
학교 당국은 교수들의 임금이 너무 높아서 학생들에게 돌아갈 재정이 없다며, 학생과 교수 사이를 이간질해 왔다. 그러나 올해 교수·교직원 임금 6.3퍼센트가 기부금 형태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임금이 삭감됐지만 학생들의 교육환경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 게다가 청소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등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은 더 큰 교육환경 악화로 이어질 것이다.
재정 악화 책임을 노동자, 학생들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 실제 책임자인 학교 당국과 정부에 맞서는 연대 투쟁이 강화돼야 한다.
아무 책임 없는 청소 노동자를 대량 해고한 학교 당국을 규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