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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인종 차별, 장애 그리고 음악 <레이>

〈레이〉는 1930년 미국 조지아 주에서 태어나 2004년 6월 10일 영화의 개봉을 앞둔 채 숨을 거둔 레이 찰스의 삶을 다룬 전기 영화다. 영화는 그의 일대기와 12번의 그래미상 수상 경력 등의 왕성한 음악세계와 그 결과로 빚어낸 작품들을 시퀀스마다 풍부하게 소개한다.

미국 경제공황기에 태어나 가난 때문에 어린 시절 부모를 여윈 레이는 자신이 동생의 죽음을 방조했다는 죄책감과 충격으로 7살에 시력을 잃었다. 영화는 레이가 삶의 고난을 음악을 통해 극복하는 과정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시각장애라는 어둠 속에서 자신을 지키려는 레이는 마약과 여자에게 의지했다. 흑인이며 장애인인 그를 둘러싼 편견이 낳은 고통은 음악으로 승승장구하던 시절에도 이겨내기 힘들었다.

레이는 훌륭한 음악실력을 인정받아 1959년 미국의 메이저 음반사인 ABC사로 소속을 옮기면서 삶의 절정을 맛보게 된다. 그러나 순회공연중 고향 조지아 주에 금의환향한 레이는 공연장에서 인종차별을 경험한다.

공연을 앞둔 그에게 공연좌석의 분리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목소리가 들린다. “백인과 흑인 좌석이 분리돼 있습니다. 이런데도 공연을 하시겠습니까?” “그는 단지 가수일 뿐이예요.” 하고 말하며 지나쳤다. 하지만 바로 백인과 흑인 좌석이 분리됐다는 걸 확인한 레이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에서 공연을 취소한다. 이 사건으로 조지아 주는 레이가 조지아 주에서 영원히 공연할 수 없게 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 뒤에도 레이 찰스는 1960년대 인종차별에 맞선 마틴 루터 킹의 투쟁을 지지하기도 했다. 훌륭한 음악으로 대중적 파급력과 인기를 끈 레이 찰스는 결국 1979년 자신의 공연을 영원히 금지한 조지아 주로부터 공연금지 철회와 공식 사과를 받는다.
또 그가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부른 ‘그리운 조지아’(Georgia on mind)’는 조지아 주의 공식 노래로 선포된다. 레이가 조지아 주 법정에서 상패를 번쩍 들며 웃는 장면은 인종차별에 맞선 소신의 승리를 보여 준 멋진 장면이다.

이 영화는 단지 한 음악인에 대한 전기를 넘어 세상의 편견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어떻게 레이 찰스의 음악으로 완성됐는지를 보여 주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