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맞선:
만도헬라 비정규직 투쟁 지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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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골프 칠 때, 노동자는 땅을 친다!”, “일할 때는 가족이고, 자를 때는 가축이냐!”, “증거 인멸 중단하고 불법 파견 인정하라!” ‘최첨단’ 자율주행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만도헬라 일렉트로닉스 인천공장에서는 아침마다 노동자들의 구호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최근 비정규직 이슈가 부상한 가운데, ‘비정규직 공장’ 만도헬라는 그 문제가 심각한 사례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했지만, 공공부문에서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무늬만 정규직화’ 방안을 내놨고 민간 제조업에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법원조차 현대
지난 2008년 ㈜만도와 독일 기업 헬라가 합작해 만든 만도헬라는 생산직 노동자 3백50여 명 전원을 하청업체
만도헬라 노동자들은 그동안 주야간 12시간 맞교대로 일하며, 한 달에 고작 1~2일밖에 쉬지 못했다. 주간 평균 69시간, 연간 평균 3천5백88시간을 일해 온 노동자들의 간절한 바람은 “일요일은 쉬고 싶다”는 것이다. OECD 국가의 연간 노동시간이 평균 1천7백66시간이고, 장시간 노동으로 악명 높은 한국조차 평균 2천1백13시간임을 비교해 보면
낮은 기본급
이렇게 잔업
‘희망 고문’
노동자들은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이런 차별과 모욕을 견뎌 왔다.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화 해 준다’는 말을 종종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6년 동안 ‘희망고문’을 당해 왔다는 남상현 조합원은 말했다. “사회 초년생 청년 노동자에게 이런 달콤한 거짓말은 마치 썩은 동아줄과 같다. 우리를 속여 온 원청에 대한 분노를 도저히 참을 수 없다.”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으로 뭉쳐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불법파견 혐의로 사측을 고발했다. 그러자 원청과 하청업체는 만도헬라 로고가 박힌 유니폼과 사원증을 없애는 등 불법파견의 증거를 인멸하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 또,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과 경제적 어려움을 파고 들어 갖은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예컨대, 사측은 지난 3월 업체 변경을 빌미로 1백3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노동자들은 집회와 천막농성 등을 벌인 후에야 고용이 승계될 수 있었다.
5월에는 하청업체인 서울커뮤니케이션이 교섭 와중에 노조 핵심 간부들을 포함한 70여 명을 강제로 전환 배치하는 일도 있었다. 수년 째 생산관리와 품질검수 업무를 해 온 노동자들을 생산직으로 전환 배치한 것인데, 이로써 노동자들은 임금이 대폭 삭감됐다. 사측은 생산직이 늘었다는 이유로 일부 생산라인의 교대제를 2조2교대에서 3조2교대로 개편했는데, 임금이 전혀 보전되지 않아 불만을 샀다.
노동자들은 사측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강제 전환배치와 임금보전 없는 일방적 교대제 변경 철회 등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최근 98퍼센트 이상이 찬성해 파업을 결의하고 쟁의권도 확보했다. 현재 강제 전환배치 대상자 70명
사측은 즉시 원청 관리자들과 단기 아르바이트생 등 1백여 명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며 파업 파괴를 시도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전 공장을 멈추게 하는 파업”을 경고하며 투쟁 수위를 조금씩 높이고 있다.
이 노동자들의 투쟁이 전진하고 승리한다면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투쟁할 자신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만도헬라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