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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이주공대위 성명서: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집단 폭행사건 규탄한다!

6월 14일 경기도 수원의 한 건설 현장에서 수원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직원들이 이주노동자를 집단 폭행하고 구금하는 일을 벌였다. 이번 사건은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이 겪어야 하는 폭력적인 인권 침해 현실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경기이주공대위는 6월 30일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게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 글은 이 기자회견에서 경기이주공대위가 발표한 성명서이다.

지난 6월14일 경기도 수원의 한 건설현장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던 이주노동자들에게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소속 단속반이 들이닥쳤다. 그 자리에서 중국출신 이주노동자 Y씨가 출입국단속반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집단구타를 당한 내용이 얼마 전 한 언론에 의해 공개되었다. 그리고 경기이주공대위는 얼마 전 화성외국인보호소를 방문하여 Y씨를 직접 만나 상세한 상황을 확인하였다.

이주노동자 폭력 단속 규탄한다 6월 30일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앞 기자회견

Y씨에 따르면 출입국직원들은 삼단봉까지 휘두르며 폭행을 가했는데 어찌나 세게 때렸던지 삼단봉이 튕겨서 날아가 버릴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다고 Y씨가 출입국사무소직원들에게 저항을 한 것도 아니었다. Y씨는 출입국직원들이 평상복을 입고 있었고 신분증을 제시하거나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엔 출입국직원인 줄도 몰랐다고 했다. 그는 다른 동료와 어떤 한국인 사이에서 무슨 다툼이 벌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그 자리를 슬쩍 피하고자 유일한 다른 출구인 창문을 통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가 넘어가려 했던 창문은 평소에도 문이 닫혔을 때 다른 통로로 종종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그때 출입국직원들이 그에게 달려들어 무자비한 집단폭행을 행사하기 시작하였다. 삼단봉에 맞은 그의 다리는 그 자리에서 마비되었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그를 둘러싸고 출입국직원들은 주먹과 발 등으로 한참을 폭행하였다. Y씨는 입에서 피가나고 몸을 제대로 못가눌 정도로 많이 맞았다. 팔, 다리, 가슴 등에 시커먼 피멍이 선명하게 생겼고 머리도 맞았는지 지금까지 어지럼증을 느낀다고 한다. 몸에 생긴 피멍 등은 사건발생 일주일이 지나 찍은 사진에도 크고 선명하게 드러나 있어 폭행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Y씨는 그때 맞은 가슴의 통증 때문에 여러 날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출입국 직원들은 사건당일 Y씨를 병원으로 데려가서 치료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대로 출입국사무소를 거쳐 화성외국인보호소로 데려가 구금시켜버렸다.

Y씨는 현장에서부터 고통을 호소하였으나 출입국직원들은 이를 무시하였다. 출입국사무소로 옮겨진 후에도 통증을 호소하였으나 병원비가 있으면 외부진료를 받으라는 답변을 들었을 뿐이다. Y씨는 화성외국인보호소로 옮겨진 후에야 겨우 외부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통상 보호소내 환자는 화성외국인보호소측에서 관리하는 것과 달리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직접 환자를 데리고 외부진료를 하였고 화성보호소측은 어느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것은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측이 자신들의 폭행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검찰 고발장 중에서)

이번 사건은 그 동안 출입국당국에 의한 미등록이주노동자 단속과정에서 일어난 수많은 인권침해사례들의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이번 사건이 외부로 알려진 것은 여러 조건들이 아주 우연하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단속현장에 있던 동료 중에 비자가 있는 합법노동자가 한명 있었고 그 노동자가 용기를 내어 한 법률사무소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그 법률사무소의 직원 한분이 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한 까닭에 비교적 초기에 증거와 증인도 확보할 수 있었다. 반면 이와 비슷하거나 더 심한 사건이라도 이런 조건들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외부에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문재인 정부의 출범에도 불구하고 과거부터 계속되어온 법무부 출입국관리당국의 미등록이주민에 대한 인권침해적인 단속관행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출입국직원들은 공무원증을 패용하거나 제복을 입지 않고 평상복을 입고 단속활동을 벌였다.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도 않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공무집행의 내용을 설명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무기를 들거나 저항하지 않는 비무장 민간인을 삼단봉 등 무기를 사용하여 집단으로 폭행하였다. 단지 도망치려 했다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또한 폭행에 가담하지 않은 출입국공무원들 역시 공무집행중 확인한 불법행위에 대해 현행범으로 체포하기는커녕 범죄를 인지하였음에도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범죄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응급처치와 병원이송 등의 조치도 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이게 나라냐?”는 촛불의 외침에 “나라다운 나라”를 표방하며 당선되어 출범하였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게 과연 “나라다운 나라”인가? 인권을 보호하여야 할 의무를 가진 국가가 미등록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신체에 대한 불가침의 권리를 이토록 처참히 짓밟을 수 있는가?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이번 사건을 대하는 태도와 앞으로의 처리과정을 주시할 것이다. 인권을 최우선가치로 여긴다는 문재인정부의 향후 외국인정책의 진실성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바로 이번 사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출입국공무원들에 의한 집단폭행을 시인하고 정부차원의 성의있는 사과를 표명하라!

-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비롯 집단폭행사건과 관련된 책임자들을 처벌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 피해외국인을 즉각 석방하고 치료가 완료되고 사건이 최종 종료될 때까지 체류를 보장하라!

- 인권침해적인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하고 단속추방을 중단하라!

2017년 6월30일

경기이주공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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