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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연대와 소통의 필요성을 느낀 동성애자 캠프

 

 5월 19∼ 20일 충주 '아이템플 문강연수원'에서 70여 명의 동성애자들이 모여 제1회 대학 동성애자 연합 캠프 "동성(同性)? 동성(同聲)!"을 치렀다. 이 캠프는 동성애자 동아리와 까페 들이 한 곳에 모여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서 토론하고 연대와 소통의 필요성을 느낀 자리였다.

 주최 단체가 12개 대학 동성애자 동아리와 인터넷 카페였던 이번 캠프는 동성애자로서 직면해야만 하는 어려움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국제 앰네스티 한국 지부 오완호 사무국장의 "동성애자와 인권"을 시작으로 주제별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참가자의 대다수가 대학 동아리와 인터넷 카페의 운영자이다보니 주제별 간담회 중 하나인 ‘동성애 사이트와 통신질서확립법’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에이즈 감염인'과의 대화에서는 실제 에이즈 감염인인 박광서 씨가 나와서 에이즈 감염인의 실태를 다양한 자료와 함께 설명해 주었다. 연사였던 박광서 씨는 에이즈 감염인인 자신을 캠프 참가자들이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조금 걱정하는 기색이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질의 응답과 토론시간을 거치면서 눈 녹듯 사라지는 듯했다. 동성애자인권연대 임태훈 대표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한 지 얼마 안 되는 새내기 동성애자들이 알아 둬야 하는 것들을 일러 주었다.

 캠프의 마지막 공식 행사였던 "홍석천과의 대화"에서는 모든 캠프 참가자들이 전날 오랫동안의 뒤풀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홍석천 씨의 얘기를 경청했다.

 돌아오고 나서도 쉽게 헤어지지 못했던 캠프 참가자들은 며칠 뒤 고려대학교 동성애자 모임 "사람과 사람"이 주최하는 '레즈비언·게이 영화제 2001'에도 함께 참가했다. 캠프의 취지였던 연대와 소통을 실현하고 있다. 이것은 캠프의 중요한 성과일 것이다.

  고승우

 

미인 대회를 말한다

 지난 5월 24일 한성대에서 미스코리아 대회를 반대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내가 이 토론회에 참석하게 된 계기는 〈다함께〉 창간호에 실린 미스코리아 대회를 반대하는 기사를 읽고 공감해서였다.

 토론회에 참석하고 나서 느낀 점은 미스코리아 대회가 여성의 인격이나 그 외 여러 가지를 무시하고 여성을 외모로만 판단하는 풍토를 더욱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 대회는 성을 상품화하는 데 이바지한다.

 나는 나의 경험을 통해서 미인 대회의 본질을 들춰 내고 싶다.

 나는 1998년에 서울과 충북의 각 대학에서 온 50여 명의 참가자 중 5명을 선발하는 미인 대회에 참여했다. 이 대회에서 수상해 '고양시 꽃 박람회'에서 한복 모델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그것이 계기가 돼 몇 차례 잡지 모델도 했는데, 모델 일은 그야말로 짜증나는 일이었다.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그 외의 다른 요구에 대해서 "전 못해요"라는 말을 하면 그 즉시 모델은 될 수 없었다. 시키는 대로 하는 앵무새가 아마 모델의 처지일 것이다.

 나와 함께 출전했던 언니는 미스코리아 충북 지역 예선에 세 번이나 출전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언니는 미스코리아 충북 예선에서 세 번 다 떨어졌다. 언니는 엄청난 돈을 들였지만 대회에서 떨어져 힘들어했다. 나는 언니를 보면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미인들을 선호하는 사회가 원망스럽다고 느꼈다.

 내가 미인 대회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은 미스코리아 대회의 심사 기준은 여성의 인격이나 그 밖의 다양한 특징이기보다는 미모와 돈과 빽[연줄]인 것 같다. 미를 가꾸는 데도 돈이 필요하니 천부적으로 예쁘게 태어나지 않은 이상 돈 없는 사람들에게 소외감만 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인 대회에 함께 출전했던 친구들은 내가 조금이라도 옷을 못 입고 모임에 나오면 핀잔주기가 일쑤였다. 돈이 없는 나는 소외감을 느꼈다. 이런 현실에 많은 여성들이 얼마나 좌절감을 느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미인 대회를 반대한다.

  곽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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