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저녁 7시 부산 서면에서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가 주최한 110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부산여성노동자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연대단체 회원들 300여 명이 참가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장은 “불평등을 깨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는데 이제 미투 운동이 권력에 의한 가장 비열한 폭력인 성폭력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투쟁하는 여성 활동가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부산지역 일반노조 천연옥 수석부위원장은 남성 노동자의 34퍼센트가 비정규직인데 비해 여성 노동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52퍼센트라는 점, 여성 노동자 평균임금은 남성 노동자의 63.2퍼센트에 불과한데 최근 최저임금법 개악 시도로 여성의 삶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 등 여성 차별의 실태를 알렸다.
부산지역 작업장 곳곳의 구체적 실태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부산시 동래구청의 위탁 사업장에서는 사무직 여성 노동자의 노조가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 대학 여성 청소 노동자는 제대로 된 휴게장소도 없어 물이 새는 콘크리트 건물에 스티로폼을 깔고 차가운 밥을 먹어야만 하는 현실이라는 점 등 여성 노동자들의 생생한 고발이 이어지자 참가자들은 함께 분노했다.
천연옥 수석부위원장은 어떻게 싸워야 할지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여성의 날은 110년 전 미국 여성 방직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 여성들이 남성에 대항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에 대항해 남녀 노동자들이 단결해 싸우는 날인 것입니다. 여성 노동자들이 나서서 모든 노동자들이 하나라는 정신으로 싸웁시다.”
박소연 부산여성회 남구지부장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취업을 앞두고, 직장에서 지속되는 여성 차별의 경험을 말하며 공감을 샀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은 남성과 여성,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50여 명이 집회에 함께 참가해 인상적이었다. 여성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 요구를 담아 노래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앞치마와 위생모자를 쓰고 산재 위험에 시달리는 노동환경을 고발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주선락 사무처장은 한일 위안부 합의가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퇴진운동 기간 일본 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세워졌다. 최근 소녀상 옆에 강제 징용 노동자상도 세우려는 활동이 있다. 주선락 사무처장은 이 활동에 대한 연대도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 여성 차별 철폐, 성평등과 노동존중 사회를 위해 투쟁하고 연대할 것을 선언하며 집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