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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베라유성:
날벼락 같은 해고에 맞서 싸우다

대전에 위치한 호텔리베라유성이 올해 1월 1일 폐업하고 호텔 건물까지 철거할 예정이어서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섰다.

호텔리베라유성은 지난해 7월 갑자기 폐업을 선언하더니 올해 1월 1일 이를 강행했다. 노동자 136명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소속인 호텔리베라노동조합은 철거 중단과 제3자 매각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와 ‘호텔리베라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 요구와 함께 대전시에게 대전시가 호텔을 매입해 공영개발을 추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4월 2일에 모기업인 신안그룹 본사 20층 회장실을 점거하고 호텔리베라유성 철거중단과 3자 매각, 박순석 회장 면담을 요구했다. 박순석 회장은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는 아랑곳 않고 병원 입원 등을 이유로 만남을 거부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3자 매각을 하면 일자리를 보전할 수 있는데도 호텔을 폐업하고 철거까지 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영업적자가 8억여 원에 불과한데, 올해 영업이익만 7억 원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계열사 간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생긴 부담을 사측이 노동자들에게 떠 넘기고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노조와 대책위는 “IMF시기 국민혈세인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려낸 호텔”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호텔리베라는 1997년 모기업인 우성건설의 부도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2000년에 신안그룹이 매입했는데 당시 투입된 공적자금만 700억 원이 넘는다. 호텔 폐업으로 이 지역이 “암흑천지”가 됐다고 표현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지만 대전시는 구체적 계획을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박순석 회장측의 노조 혐오 문제가 폐업 과정에서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7월 사측은 폐업을 선언한 후 ‘회생 방안’이라며 “호봉제를 연봉제로 전환”, “휴일휴가 축소”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사실상 노동자들의 양보를 강요한 것이다. 그런데 노조가 폐업 철회를 조건으로 이를 수용할 의사를 보이자 이번에는 “임금피크제 시행”, “취업규칙 일방 개정’ 등의 무리한 요구를 새로 들고 나왔다고 한다. 노조가 이 요구들을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신안그룹은 2004년에도 위장폐업을 하고서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그러나 다음해 중앙노동위원회가 위장폐업이 노동조합 혐오와 와해를 목적으로 한 것이므로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결했고, 2006년 법원도 전원 복직 판결을 내렸다.

호텔리베라노동조합은 “자기 이익만을 위해 멀쩡한 건물을 철거하려는 적폐재벌 박순석 회장의 손에 노동자와 상인들의 생존권을 맡길 수 없다”고 선언하고 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려야 하는 까닭은 하나도 없다.

ⓒ제공 호텔리베라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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