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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신 회장님, 편법 상속까지

어윤대 고려대 총장은 이건희에게 보내는 사과문에서 이건희를 “세계가 존경하는 리더”라고 갖은 아양을 떨었다.

한때 ‘삼성맨’이었다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이건희가 “국가 경제에 이바지”했다고 칭송했다.

그러나 이건희는 불공정한 부의 세습으로 탐욕스럽게 배를 불려온 삼성 가(家)의 전통을 계승한 자이다.

이건희 아버지이자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은 삼성의 창업 이념을 “사업보국”이라고 했다. 그는 툭하면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병철은 1987년 죽기 전 치밀한 공작을 꾸며 당시 자산총액 11조 원의 그룹을 단돈 1백50억 원의 세금만 물고 이건희에게 넘겼다.

먼저, 이병철은 삼성문화재단 등 각종 ‘공익재단’을 만들고 거기에 각 계열사 주식을 집중시켰다.

공익재단의 재산은 법대로라면 이병철 개인이 마음대로 처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사회가 이병철과 이건희의 친인척들로 구성된 마당에 이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서서히 이 ‘공익재단들’이 보유한 막대한 계열사 주식들이 이건희 개인주식으로 전환됐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건희는 세금 한 푼 내지 않았다.

이병철이 죽자 이건희는 자산 11조 원, 매출 17조 원의 초대형 기업 소유주가 됐지만, 그가 실제로 신고한 상속액은 2백70억 원에 불과했다.

청출어람이라 했던가? 이건희는 부의 편법 세습에서 아버지 이병철을 뛰어넘는 첨단 수완을 발휘했다.

1995년 이건희는 이재용에게 60억 8천만 원을 증여했다. 60억 원은 삼성노동자들이 평생 동안 이건희를 위해 뼈빠지게 일해도 꿈에도 생각 못 할 액수다.

그런데 이건 본격적인 노다지와 비교하면 몸풀기에 불과했다. 이재용은 증여세로 16억 원을 내고 나머지 44억 8천만 원으로 삼성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각각 23억 원과 19억 원 어치를 구입했다. 이건희는 두 회사를 즉시 상장했다. 덕분에 이 44억 원이 6백억 원으로 둔갑하면서 이재용은 순식간에 거금을 쥐게 됐다.

또한, 이건희는 이재용에게 국내 최대 부동산 재벌인 에버랜드[당시 중앙개발] 총지분 중 62.5퍼센트[시가 2조 4천억 원]만큼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사채를 강남 아파트 한 동 값도 안 되는 96억 원에 발행해 줬다.

그러나 여기까지도 전초전에 불과했다. 이건희는 이재용이 국내 최대 생명보험사이자 삼성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성생명의 주식 20퍼센트를 한 주 당 9천 원에 사들일 수 있도록 조치했다. 나중에 삼성생명 주식은 주당 70만 원으로 평가됐다. 이재용은 이 차액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그냥 ‘꿀꺽’했다.

서민들은 라면 하나를 사도 10퍼센트의 부가가치세를 내는 동안, 30대 초반의 한 재벌3세는 1퍼센트도 안 되는 돈을 세금으로 내고 수조 원의 자산가가 됐던 것이다.

전경련은 시위 학생들이 “과도했다”고 비난했는데, 사실, 해도해도 너무한 것은 이건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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