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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편지 - 스톤월 기념 토론회에 다녀와서

스톤월 기념 토론회에 다녀와서

 

 지난 6월 27일 동성애자 인권연대가 주최한 스톤월 기념 토론회는 1백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민주노동당 학생 그룹 학생들은 50여 명이나 참여했다.

 동성애자들은 1969년 6월 27일 2천여 명의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뉴욕 스톤월 거리에서 투쟁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끊임없이 싸워 왔다.

 1부에서 상영한 〈스톤월 항쟁 그 이후〉는 스톤월 항쟁 이후 달라진 동성애자들의 삶과 자긍심을 잘 묘사한 수작이었다.

 지배자들은 스톤월 항쟁 이후에도 계속 동성애자들을 공격했다. 1977년 10월 22일 기관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은 몬트리올에 있는 게이 바 트룩스를 급습했다. 경찰들은 148명의 남자를 체포하여 기소했고, 미국에서는 마이애미, 위치토, 세인트 폴, 유진 등에서 동성애자들의 시민권을 없앴다. 비디오는 동성애자들이 이러한 공격에 맞서 투쟁하는 모습을 생생히 그리고 있다.

동성애자와 노동자 운동

 2부 토론에서는 스톤월 항쟁의 역사적 교훈과 한국 동성애자 운동 그리고 통신질서확립법과 동성애 사이트 검열에 관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 토론에서는 의미 있는 질문들이 나왔다. 특히 발제자가 한국 동성애자 운동의 가장 중요한 성과로 1997년 1월 민주노총 파업 결합을 지적한 것에 대해 "왜 동성애자가 노동자 운동에 함께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있었다.

 발제자는 정리해고를 예로 들었다. "직장에서 동성애자임을 밝힌다면 정리해고 1순위가 될 것이다. 노동자들이 당장 우리의 문제로 싸워주지 않는다 할 지라도 우리는 노동자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

 게이와 레즈비언에 대한 억압은 노동력 재생산을 개별 가족에게 떠넘기는 자본주의의 필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 체제는 '남녀가 결혼해 아이가 있는' 가정을 이루는 것만이 '정상적인' 삶이라고 강요한다. 이것은 동성애자를 공격하는 중요한 이데올로기다. 동성애자인 사실이 직장에서 밝혀진다면 그는 당장 해고될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의 방어가 대단히 중요하다. 홍석천 씨가 커밍 아웃하고 방송 출연을 금지 당했을 때 안타깝게도 MBC 노동조합은 방어하지 않았다.

 과연 노동조합이 동성애자를 방어해 줄 것인가에 대해 대부분의 동성애자들은 회의적이다. 물론 쉬운 일도, 저절로 되는 일도 아니다.

 그러나 고무적인 사례가 있다. 1984∼1985년 영국 광부 파업은 게이 해방과 노동자 투쟁이 서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파업 전에는 많은 광산에서 게이 혐오주의와 성차별주의가 만연했다. 그렇지만 장기간의 투쟁에서 그러한 선입견이 깨졌다. 광부들을 지지하는 데에 적극 참여한 여성과 게이들 때문이었다.

 런던에서 '광부를 지원하는 레즈비언과 게이'는 수천 파운드를 모금했고, 광산 공동체를 방문해 주민들과 게이 억압에 대해 토론했다.

 처음에 이들은 환영받지 못했다. 그러나 레즈비언과 게이 들이 광부들에게 보낸 연대는 큰 성과를 거뒀다. 광부 대표단은 1985년 게이 행진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전국광부노조 대표들은 1985년 전국노동조합회의(TUC)와 노동당 대회에서 레즈비언과 게이 권리에 대한 정책을 채택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1978년 말 캘리포니아에서는 존 브릭스 상원위원이 제안한 반동성애자 법안을 부결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이 일어났다. 지역단체와 노동조합은 동성애자와 동성애자 지지자들이 학교에서 가르칠 권리를 방어하는 운동에 참여했다. 같은 해 시애틀에서도 그와 비슷한 반격이 있었다. 동성애자 권리를 보장한 법률을 폐기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시애틀의 동성애자조직과 여성조직, 지역단체, 노동조합 들은 단결했다.

정치의 중요성

 1993년 반즐리의 경찰은 게이 파티를 습격해서 '외설 행위'로 세명을 체포했다. 사회주의자들은 게이, 노동조합 활동가들과 함께 지역 경찰서 앞에서 피켓 시위 건설을 주도했다. 게이 간호사가 셰필드의 할림셔 병원에서 해고됐을 때 사회주의자들은 그의 복직 운동을 벌였다.

 작년 민주노동당 학생그룹도 홍석천 씨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MBC 방송 출연 금지를 당했을 때 방어 캠페인에 참여했다. 또 올해 서울대에서 열렸던 '3일간의 토론광장'에서는 홍석천 씨를 초청해 4백여 명이 참여한 동성애 관련 토론회를 조직했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노동자 투쟁과 억압받는 여성, 장애인, 매향리 투쟁에 무지개 깃발을 들고 참여했다. 억압을 끝장내기 위해서는 근본적 사회변혁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는 자본주의라는 하나의 적에 맞서 투쟁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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