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교사노조와 함께하는 문화제:
“내년에도 정규직화와 노조 인정을 위해 힘차게 투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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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7일 “기간제교사노조와 함께하는 문화제-비정규직 없는 학교를 위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진행됐다. 이번 문화제는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이 첫 발을 뗀 지 1년이 다 돼 가는 시점에 열린 문화제는 올해 진행된 노조의 투쟁을 돌아보고 이후 투쟁을 결의하는 장이었다.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은 올해 1월 출범 이래 정규직화와 차별 철폐, 노조 설립을 위해 힘차게 투쟁해 왔다.
문화제에는 서울·경기 지역 기간제 교사들과 기간제교사노조 투쟁에 연대해 온 공대위 단체 회원들이 참가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의 스님들도 함께했다. 기간제 교사 투쟁을 지지하는 전교조 교사, 철도 비정규직, 세종호텔노조 등 다양한 노동자들과 기간제교사노조의 명예 조합원인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님인 김성욱님도 함께해 더욱 뜻 깊었다.
참가자들은 기간제교사노조 투쟁의 정당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 서분숙 기간제교사노조 경상지부장은 지난 20년간 기간제 교사로 일하면서 현장에서 겪은 차별을 절절히 토로했다.
“분필 가루로 인해 폐렴 진단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아들까지 군대에서 다쳤어요. 그런데 나 자신과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단 하루의 휴가도 쓸 수 없었습니다. 정규 교사는 돌봄휴가를 1년까지 쓸 수 있지만 우리는 돌봄휴가를 쓰는 정규 교사 대신 일은 해도 돌봄휴가는 보장 받을 수 없습니다. 병가를 쓰려면 학교를 그만둬야 합니다. 심지어 마음대로 그만둘 수도 없습니다. 다른 교사를 구하기 전에 그만두면 다른 곳에서 일 못 하게 하겠다고 협박당합니다. 내가 사람인가? 이런 조건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을까? 너무 괴로웠습니다.”
“사범대는 국가가 교사를 양성하려고 만든 대학입니다. (기간제 교사를 정규 교사로 채용하지 않는 것은) 국가가 사범대를 설립한 목적을 방기한 것이고 우리들에게 죄를 짓고 있는 겁니다. 정규직으로 전환해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이 기간제 교사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며 연대를 약속했다.
교육공무직, 가스, 발전, 병원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간제 교사들이 결코 홀로 싸우는 것이 아니다”며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위해 함께 싸우자고 연대 메시지를 전했다. 기간제 교사들이 증언한 현장의 에피소드로 만든 뮤지컬 공연으로 뜨거운 열기가 더해졌다.
기간제교사노조 서울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제자의 졸업식장에서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내년에도 맡아서 가르칠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하고, 계약만료 통보 앞에 부모님을 뵐 낯이 없어 눈앞이 캄캄합니다.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과연 지켜지고 있습니까?”라고 일갈했다.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박혜성 위원장은 뜨거운 지지와 연대에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그리고 “지난해에 시작된 정규직화 투쟁은 기간제 교사들 스스로가 목소리를 내야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계기였다”며 “우리가 원하는 정규직화와 노조 인정을 위해 내년에도 단호하고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문화제는 기간제 교사들이 노동조합으로 뭉친 것이 매우 중요했음을 분명히 보여 줬다. 서분숙 지부장은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사회적 여론이 커지자, 현장의 분위기가 이전과 다르다”고 했다. 또한 박혜성 위원장은 “지난해 정규직 전환 배제 후 실망해 (정규직화와 처우 개선을) 포기했는데, 노동조합의 활동을 보면서 다시 힘과 용기를 얻고 있다고 말하는 교사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문화제 참가자들은 앞으로도 기간제 교사들의 투쟁을 한마음으로 응원하면서 연대할 것을 다짐했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정규직화와 차별 철폐,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흔들림 없이 투쟁하는 기간제교사노조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