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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 중동의 진정한 테러 국가

미국 테러 참사가 있던 바로 다음 날 이스라엘은 탱크 20대와 불도저를 앞세우고 요르단 서안의 팔레스타인 관할 지역인 예닌을 침공했다. 4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스라엘은 국제적 비난 여론에 직면하자 서안 지역의 베이트 잘라 마을에서 탱크를 철수했다. 그러나 다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더해지고 있다.

미국 테러 참사 직후 이스라엘 수상 아리엘 샤론은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해 "테러 집단에 대한 전쟁 선포"를 외쳤다.

그러나 테러리스트는 정작 아리엘 샤론 자신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돌과 소총으로 무장해 싸우지만 이스라엘은 F-16 전투기와 헬리콥터로 팔레스타인인들을 무차별 공격한다.

작년 9월 인티파다(봉기) 이래로 죽은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인들에 비해 네 배나 많다.

이 모든 희생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희생자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이라는 점이다. 종교 문제가 아니다. 살해당한 팔레스타인인들 가운데 4분의 1이 무슬림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이다. 이스라엘이 침공했던 베이트 잘라 마을도 기독교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거주하는 곳이었다.

샤론은 이스라엘인들에 대한 자살 테러를 빌미로 팔레스타인 핵심 인물들을 암살하는 비열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8월 27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급진 분파인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의 지도자 아부 알리 무스타파를 살해했다. 작년 9월부터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에 의해 암살된 팔레스타인인은 60명이 넘는다.

이스라엘은 오래 전부터 암살 정책을 추구해 왔다. 1987년에 이스라엘은 튀니지에서 PLO의 지도자인 아부 지하드를 살해했다. 또 1997년에는 요르단에서 하마스 지도자를 살해하려다 실패한 적도 있다. 지난해 12월엔 PLO의 한 분파인 파타파 지도자 타벳을 살해했으며, 지난 2월에는 아라파트의 경호원 마수드 아에드를 살해했다. 올 4월엔 이슬람 무장조직인 지하드의 지도자 모하메드 압델 알이 타고 있던 승용차를 무장헬기로 공격해 살해했다.

이스라엘의 이런 암살 정책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탄생시켰던 1993년의 오슬로 평화협정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 결의만 다져 놓았을 뿐이다.

팔레스타인인 추방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통제하는 또 다른 방법은 국경을 봉쇄함으로써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이 직장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이 상품을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뉴욕과 워싱턴의 테러 참사 직후에 아리엘 샤론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이스라엘 국경 완전 봉쇄였다.

국경 봉쇄 때문에 1992년에서 1996년 사이에 서안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통치 지역의 경제는 3분의 1 이상 붕괴됐다. 1980년대에는 5퍼센트 이하이던 실업률이 지금은 20퍼센트를 웃돌고 있다.

그 결과 불평등이 엄청나게 심화됐다. 이스라엘인들의 평균소득은 3만 6천 달러로 팔레스타인인들에 비해 12배가 넘는다. 1967년 이전에 이스라엘인들은 1평방 킬로미터 내에 278명이 살았지만 가자지구는 그 수치가 3천1백38명에 이른다.

평화 협상이 진행되는 그 순간에도 이스라엘은 군대의 호위를 받으며 팔레스타인 지구에 정착촌 건설을 강행해 왔다.

국가의 보조를 받아 이뤄지는 정착촌 요새 건설은 지난 한 해만 하더라도 96퍼센트 늘었다. 아리엘 샤론은 정착촌 건설을 강력하게 추진한 것 때문에 '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대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추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미국의 경비견

미국에게는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3분의 2가 있는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만이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주된 후원자다. 미국이 해마다 이스라엘에게 제공하는 보조금은 일인당 1천 달러에 이른다. 이에 비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인들에게 제공하는 보조금은 일인당 6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은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걸프만의 국가들처럼 보수적인 아랍 국가들 중에서 미국을 지지하는 국가를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

이것은 1991년 걸프전 때 입증됐다. 러시아가 국내 문제로 혼란에 빠져 있는 동안 미국은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아랍 국가들이 미국편을 들도록 부추겼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과 이라크에 대한 대중적 지지, 경제 제재 조치로 인한 희생자 증가 때문에 아랍 지배자들은 미국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 주재 대사였던 에드워드 워커는 지난 6월에 열린 미국 석유업계 회의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걸프 지역을 둘러보고 방금 왔다. 거기서 하나의 공통된 주제가 있다면 그것은 부시 행정부에 대한 비난이었다."

그래서 미국은 "정직한 중개인"인 것처럼 행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은 평화를 되뇌이면서 이스라엘이 서안에 군대를 보내면 이스라엘 정부를 비난하곤 했다.

하지만 최종 순간에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지했으며, 팔레스타인인들을 공격을 하는 바로 그 군대에게 후원금을 제공했다.

그래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아랍 민중은 미 제국주의에 대한 분노를 켜켜이 쌓아두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을 해방시키고 무슬림과 유대교인 그리고 기독교인들이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종교적이지 않고 민주적인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려면 팔레스타인 자치 국가 민중만의 투쟁이 아니라 이집트나 레바논, 이라크 등 아랍 노동자들의 투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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